[투데이 窓]편면적인 민간과 공직 간 인사 교류 개선해야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장
2025.07.10 02:05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기술법정책센터장

새로 출범한 이재명정부의 내각 등 공직 인선의 주요 특징은 현역 국회의원과 기업인의 중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업인 발탁이 눈에 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엔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발탁됐다. 내각은 아니지만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선임한 것도 파격적이다. 이런 기업인 중용은 이 대통령이 경제·산업부처 수장의 경우 산업현장의 실무경험을 중시한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업인의 공직진출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기대는 기업의 효율성 및 성과지향적 마인드를 공직에 접목할 수 있고 관료주의적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으며, 또한 시장 및 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배경훈 후보자와 하정우 수석은 한국호(號)의 미래를 좌우할 AI산업의 최고 전문가로서 '소버린 AI' 등 AI 정책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물론 우려도 상존한다. 먼저 기업에서 경험으로 이해상충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로 인해 공정한 정책결정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 또한 공공부문은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이 중요하며 충분한 공론화와 합의형성이 필수인데 '톱다운'(top-down) 방식인 기업의 의사결정 방식과 배치될 수 있다. 물론 절차의 강조가 공무원 조직의 변화에 대한 저항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경우 속도감 있게 공무원 조직을 설득하고 움직일 수 있는 민간기업 CEO와 비슷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편 기업인의 공직진출이 활발한 것과 달리 공직자의 민간진출은 법적 제약이 있다는 점에서 민간과 공직간 인사교류는 편면적(one-way)이라고 할 수 있다. 퇴직 공직자의 민간진출 제한은 재직 중 얻은 기밀정보의 오용이나 전관으로서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인데 보다 근본적으로는 정부의 정책결정은 사적 이익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이뤄진다는 국민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법적 제한의 형태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다. 한국은 퇴직 공직자의 민간 '취업 자체'를 일정기간 제한하는데 중점을 두는 반면 미국은 '퇴직 후 특정 행위'를 제한하는데 중점을 둔다. 한국은 4급 이상 공무원 등 재산등록 의무자였던 퇴직 공직자는 퇴직 전 5년간 소속한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일정규모 이상의 영리 사기업체 등에 퇴직일로부터 3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반면 미국은 퇴직 공직자가 특정 회사에 취업하는 것은 자유롭지만 퇴직 후 일정기간 자신이 재직했던 정부기관을 상대로 로비, 대표, 자문 등을 하거나 특정 업무를 취급하는 것을 제한한다.

취업 자체를 제한하는 한국의 방식은 유능한 공직자들이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민간부문에서 자유롭게 발휘해 국가 전체 인적 자원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차단하는 것은 물론 공직자의 직업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공무원의 생계유지도 어렵게 하는 문제가 있다.

한국은 이미 성숙한 시민과 언론감시, 통제사회로 진입했고 공무원들의 윤리의식도 높다는 점에서 취업제한이라는 후진적인 사전규제, 구조규제를 지속할 것이 아니라 특정행위 금지라는 사후규제, 행태규제로의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런 전환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효율적인 감시 및 처벌시스템과 투명성 확보방안이 전제돼야 한다.

기존 편면적인 민간과 공직간 인사교류 시스템을 쌍방향으로 개선함으로써 우수한 인재가 공직과 민간에서 각각 최고의 역량을 발휘토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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