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온플법, 통상마찰 넘을 해법은

김기환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2025.08.21 04:00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이하 온플법)의 입법을 둘러싼 한미의 통상마찰이 지속될 전망이다. 온플법은 지난달 31일 한미 관세협상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관련 통상이슈가 해소되지도 않았다. 오는 25일 개최 예상인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미국은 우리나라 새 정부의 대선 공약인 온플법을 강하게 반대해왔다. 미국 하원의원 43명은 지난달 초 미 무역대표부, 재무부, 상무부 등 통상협상팀에 연명서한을 보내 온플법은 비관세장벽이며 관세협상에서 반드시 해결돼야 할 의제라고 주장했다. 온플법은 크게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독점규제법)과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화법)로 구성된다. 국회는 당초 미국의 반발을 의식해 국내 플랫폼기업을 중점적으로 규율하는 공정화법을 우선 추진키로 했으나 미국은 이 역시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공정화법안들은 매출과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규제대상을 정했다. 주요 법안들이 채택한 매출 1000억원 이상, 판매금액 1조원 이상 기준을 적용하면 20여개 기업이 규제대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엔 구글과 애플 등 해외 플랫폼이 포함된다. 공정화법이 담은 △계약서상 검색·배열 알고리즘 공개 △정산주기 단축 △수수료 상한제 △입점업체 단체교섭권 보장 등 규제내용이 해외 플랫폼에도 적용된다는 얘기다. 미국 기업만 겨냥한 법안은 아니지만 공정화법상 의무가 플랫폼기업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국내 사업자만 규제하면 비형평성과 역차별 문제가 제기된다.

해법은 무엇일까. 첫째, 대내외적으로 확장·다변화하는 온플법의 영향력을 과학적으로 사전 분석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미 시행 중인 다양한 분야의 영향평가제도들은 정부 정책의 정당성을 보여주는 좋은 시도다. 플랫폼 규제가 낳을 국내적 영향뿐만 아니라 국제통상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 등을 사전 분석함으로써 해당 규제의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규제와 진흥의 합목적적이고 조화로운 관계를 조성해야 한다. 온플법이 규율하는 의무들이 역차별이나 과잉규제를 초래하지 않도록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플랫폼의 투자와 혁신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 규제가 플랫폼 시장의 자율성과 창의성, 혁신성 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한 기업들의 기술혁신과 투자역량은 위축될 것이다. 이는 앞으로 우리나라 AI산업 진흥에도 적신호로 작용할 것이다.

규제의 목적은 문제해결과 이를 통한 사회적 목표달성이다. 온플법이 담은 규제의 내용이, 플랫폼 정책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플랫폼 시장에서 혁신창출과 생태계의 상생적 발전, 플랫폼기업의 시장 경쟁력 제고, 시장의 효율성과 이용자의 후생증대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울러 최근 제기되는 국제 통상이슈는 이 법안이 앞으로 우리나라의 국익과 디지털산업의 운명에 미칠 중차대한 영향을 더욱 신중히 재검토해야 할 충분한 이유를 제공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