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트럼프의 감세·규제완화 속내

오건영 신한금융그룹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2025.08.27 02:05
오건영 -신한금융그룹의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단장

지난 8월7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관세를 발효하면서 교역에 실질적인 부담이 커졌음에도 미국 경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큰 충격에 휩싸인 지난 4월과 달리 안정적 흐름을 보인다. 관세충격이 현실화했음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 관세부과는 글로벌 교역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성장둔화를 야기하며 금융시장 전반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관세충격으로 나타날 수 있는 글로벌 경제의 성장둔화를 보완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지난 7월 트럼프행정부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라 일컫는 대규모 감세법안을 통과시킨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속한 감세법안의 통과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는데 결국 관세로 인해 현실화될 수 있는 성장의 충격을 감세를 통해 어느 정도 완화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감세법안에도 부작용은 존재한다. 감세는 세수부족을 말하는데 미국 의회 예산국은 이번 감세정책으로 재정적자가 확대되며 미국의 국가부채가 앞으로 10년간 3조3000억달러 가까이 증가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미국의 국채금리는 여전히 4% 넘는 수준을 유지하는데 현재 35조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국가부채가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면 과거 대비 높은 금리와 맞물리면서 부채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럼프행정부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우선 관세를 통한 세수확대를 강조한다. 미국 재무장관인 스콧 베선트는 올해 관세수입이 약 3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10년간 이 정도 관세수입이 발생한다면 대규모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를 상당히 만회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변수는 관세충격으로 인한 점진적인 교역의 감소라고 할 수 있는데 올해 3000억달러의 관세수입이 예상되더라도 앞으로 10년간 이런 수입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관세와 감세가 상호 만들어내는 보완장치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바로 규제완화다. 트럼프행정부는 우선 은행에 대한 규제완화를 강조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SLR(Supplementary Leverage Ratio) 규제를 완화하면서 미국 시중은행들이 미국 국채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또한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통과시키면서 미국 단기국채에 대한 수요를 크게 늘릴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를 꾀한다. 은행 규제완화와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통한 국채투자 확대는 미 국채의 수요를 늘리며 국채금리를 안정시키는데 기여한다. 또한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수익의 일부를 국가가 공유하는 사실상의 '세금정책'을 통해 직접적으로 재정적자를 줄이고자 노력한다.

지난 4월의 충격을 보면서 트럼프행정부는 감세와 규제완화라는 보완책을 준비했다. 관세로 인한 충격을 그 자체로 오롯이 흡수한 금융시장이 연초와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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