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K-바이오, 3월이 두려운 이유

[우보세]K-바이오, 3월이 두려운 이유

김도윤 기자
2026.03.24 05:35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5년 11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제1회 MT 바이오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김창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5년 11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진행된 머니투데이 주최 '제1회 MT 바이오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김창현

3월은 바이오기업에 두려운 시기다. 감사 및 사업보고서 공시와 맞물려 생존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특히 적자 상태의 바이오는 '법차손'(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란 관문도 넘어야 한다. 해마다 법차손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바이오가 한둘이 아니다.

지난해 브릿지바이오가 대표적 사례다. 법차손 때문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미국 헤지펀드 파라택시스에 인수되며 살아남았다. 글로벌 임상 2상까지 완료한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개발의 꿈은 멀어졌다.

한국거래소는 최근 3년간 2회 이상 법차손이 자본의 50%를 초과한 상장 기업을 관리종목(기술특례상장 기업은 3년 유예)으로 지정한다. 최근 만난 한 바이오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결산을 했더니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49%더라"며 "간신히 살았다"고 웃지 못할 농담을 했다.

바이오에 법차손은 눈엣가시다. 신약 개발의 특성상 당장 수익 기반을 확보하기 어려운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신약 개발은 길게는 10년 이상 걸린다. 개발 과정에서 임상 비용 등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한다. 상업화란 열매를 맺기 전 이익을 내기 힘들다. 매출액 요건과 함께 많은 바이오가 본업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법차손의 진짜 문제는 신약 개발의 핵심인 연구개발(R&D)에 집중할수록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연구개발에 자금을 많이 집행할수록 적자 바이오의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차손 요건 완화는 바이오의 숙원 중 하나다.

한 바이오기업 재무책임자(CFO)는 "법차손 요건을 맞추려고 연구개발 비용을 일부러 줄이는 말도 안 되는 경영 전략을 고민할 때도 있다"며 "해외 투자를 유치할 때도 법차손 문제를 꼬치꼬치 묻는 경우가 있다"고 토로했다.

법차손은 바이오만의 문제도 아니다. 앞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인공지능(AI)과 우주,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앞세운 기업이 많아지면 법차손 우려에 노출될 수 있다. 물론 주식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는 중요하다. 다만 당장 돈을 벌지 못하는 첨단 기술 사업의 육성과 이를 통한 국가 경쟁력 향상이란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도 법차손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바이오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법차손 요건 완화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글로벌 바이오 5대 강국을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법차손 요건 완화 움직임은 없다. 오히려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매출액 요건 강화(30억→100억원으로 단계적 상향), 금융감독원의 바이오 맞춤형 공시 서식 개정 추진 등으로 긴장감이 높아졌다.

K-바이오는 오랜 시간 자본시장의 눈총을 받으며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했다. 알테오젠(330,500원 ▼23,000 -6.51%)에이비엘바이오(168,800원 ▼21,700 -11.39%) 등의 글로벌 기술이전 성과로 조금씩 경쟁력을 증명했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목표가 힘을 받기 위해서도 바이오의 도약이 필수적이다. K-바이오가 질주하기 위해선 혁신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법차손 요건 완화란 당근책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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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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