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는 많은 사람에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이면엔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다양한 가치가 숨어 있다. 단순히 식탁 위의 고기를 넘어 한우와 축산업은 우리의 식생활과 환경, 나아가 경제 전반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필자는 그동안 간과한 한우산업의 숨은 가치를 다시금 조명하고자 한다.
우선 한우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여러 영양소를 공급하는 종합영양제와 같다. 일반적으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3대 영양소로 알고 있지만 비타민, 무기질 같은 미량 영양소 또한 건강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현대인의 식생활이 과거보다 풍족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이가 미량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종합영양제를 섭취한다. 그러나 한우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뿐 아니라 식물로부터 충분히 얻기 어려운 비타민과 무기질도 풍부히 제공한다. 따라서 단순한 단백질과 지방 공급원을 넘어 건강한 식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종합영양제로서 재평가돼야 할 가치가 분명하다.
한우산업은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리는 중요한 산업이기도 하다. 많은 소비자가 '한우=음식'으로만 인식하지만 한우가 환경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한우생산은 사료경작에서 사료생산, 사육, 그리고 식품생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전후방산업과 연계돼 있다. 한우산업은 1차산업의 핵심으로 식품생산뿐 아니라 산업용 자원순환에도 기여한다. 사람이 소화하지 못하는 풀과 콩 등 작물 부산물을 사료로 활용해 식량안보에 이바지하는 점이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콩기름을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인 대두박 등은 별도로 처리할 경우 환경부담과 처리비용이 크지만 이를 한우 사료로 사용하면서 자원 이용률을 높인다. 다만 콩기름공장은 환경비용을 줄이고 경제적 이익을 얻는 반면 부산물 처리에 따른 환경부담은 한우농가에 전가된다. 이러한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며 정책지원이나 제도개선으로 뒷받침해야 할 과제다.
2022년 발표된 '전과정 측면에서 한우의 환경적·산업적 연구'에 따르면 국내 한우산업은 축산환경 조건과 사육방식 특성상 탄소배출로 인한 환경문제 우려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우는 수입육에 비해 사육·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낮고 지역 자원순환에 기여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는 단순한 환경부담 경감효과를 넘어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에서 한우의 역할을 다시 상기하게 한다.
또한 한우농가에서 생산되는 가축분뇨 퇴비는 작물 경작지에서 비료로 사용돼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토양에 유기물과 미량 영양소를 공급함으로써 건강을 회복해 맛과 품질이 우수한 작물생산이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유기성 퇴비활용은 질소계 화학비료를 대체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결과적으로 한우산업은 농업 전반의 친환경 전환을 이끄는 숨은 동력이자 지속가능한 농업생태계 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결국 한우산업은 영양적 가치뿐 아니라 경제·환경적 역할을 함께 수행하며 산업 전반의 자원순환과 지속가능성을 견인한다. 한우산업은 더이상 쓰이지 않는 부산물과 소화 불가능한 식물들을 이용해 사람들이 먹을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 고급 자원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산업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한우의 진정한 가치다.
따라서 한우는 단순한 식재료를 넘어 우리 삶과 환경을 유기적으로 잇는 다리이자 미래세대까지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가치사슬의 핵심고리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한우의 가치가 더욱 널리 알려지고 인정받아 국민 모두가 한우의 진정한 의미에 공감하며 함께 지켜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