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가 공익신고를 한 뒤 학교에서 해고됐더라도 당사자의 서류 제출 거부 등 다른 사유가 있다면 해고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같은 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이상덕)는 최근 원고 김모씨가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를 상대로 낸 보호조치 기각결정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김씨는 사립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법인의 소속 초등학교 교사였다. 법인은 초·중·고등학교 통합과정을 운영하고 있었고, 김씨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갱신해오다 초등학교의 교감으로 임명됐다. 중·고등학교의 교감은 A씨가 임명됐고, 법인의 교장은 B씨가 맡았다.
이 사건 갈등은 김씨가 A교감과 B교장을 상대로 공익신고를 하면서 불거졌다. 김씨는 'A교감이 초등학교 시간표를 중·고등학교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변경하도록 강요했다'는 사유로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 그러나 법인은 "김씨와 A교감 사이의 지위 또는 관계 등 우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김씨는 2024년 3월19일 A교감과 B교장을 상대로 초·중등교육법, 지방보조금법,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취지로 권익위에 공익신고를 했다. 권익위는 사건을 송부받은 경찰서는 같은 해 8월12일 '조사 진행·수사에 착수할 만한 단서가 부족하다'며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입건 결정을 통지했다.
이후 법인은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출근하지 않던 김씨에게 복직을 요구했고 김씨는 같은 해 12월13일 복직했다. 법인은 김씨의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같은 달 27일 기한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했고, 직위를 초등학교 교감으로 약정했다.
문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개정으로 교원 정원 산정 기준이 변경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2024년엔 초등과 중·고등학교 교감을 각 1명씩 둘 수 있었으나, 2025년엔 전체 교감 정원이 1명으로 축소됐다. 이에 법인은 2025학년도 교감으로 A씨를 선정하고 김씨에게는 "대외적으론 중·고등학교 기간제 교원으로 처리하되 내부적으로는 초등학교 교감으로 대우하겠다"고 제안했다. 김씨는 이같은 제안을 거부하고 지난해 2월21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직장 내 괴롭힘과 직위 강등을 당했다"며 탄원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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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은 같은 해 2월28일쯤부터 김씨에게 서울특별시교육청에 보고할 채용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김씨는 자신의 직위에 관해 명확히 말해줄 것을 요구하며 제출을 거부했다. 이에 법인은 김씨가 채용을 위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김씨를 해고했다.
이에 김씨는 권익위에 "공익신고를 했단 이유로 B교장이 자신에게 협박, 직위 강등, 해고를 했고 A교감도 자신에 대해 불이익 조치를 했다"고 주장하며 보호조치 신청을 했다. 그러나 권익위는 같은 해 9월8일" 김씨에 대한 교감 직위 미부여와 해고는 불이익 조치에 해당한다"면서도 "공익신고와의 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보호조치 신청을 기각했다. 김씨는 결국 보호조치 신청을 기각 결정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를 제기했다.
법원은 권익위에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김씨에 대한 교감 직위 미부여·해고와 공익신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먼저 김씨에 대한 교감 직위 미부여는 법령 개정에 따른 조치라고 봤다. 재판부는 "공익신고에 따른 불이익 조치가 아닌 서울특별시교육감의 교감 정원 축소에 기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익신고에 따라 불이익 조치로 김씨의 직위를 낮출 의사가 있었다면 근로계약을 갱신할 때 직위를 종전과 동일한 초등학교 교감으로 정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교감 대우하기로 약속하는 등 김씨가 입을 불이익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해고에 대해선 "김씨가 교감 직위를 부여받지 못한 데 반발해 채용을 위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고, 법인은 이를 이유로 김씨를 해고했다"며 "결국 김씨에 대한 해고는 교감 정원 감소와 그로 인한 분쟁으로 인해 초래된 것일 뿐 김씨가 공익신고를 한 것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법원은 권익위의 보호조치 기각 결정이 적법하다고 보고 김씨의 청구를 '이유 없음'으로 기각했다. 이에 따라 소송비용은 김씨가 부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