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식품산업, 이제는 지식과 지역과 문화로 도약해야 할 때

김덕호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
2025.09.16 04:55
김덕호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

우리 사회가 식품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은 오랫동안 '제조업'의 연장선에 머물러 있었다. 맛있고 안전한 식품을 만드는 것이 기업의 역할이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세계는 이미 달라지고 있다. 푸드테크, 로컬 기반 산업혁신, 식품의 문화상품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식품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도약하려면 지금이 바로 대전환의 기회다. 그래서 3가지 방향의 구체적 해법이 필요하다.

첫째, 식품산업의 푸드테크 혁신을 촉발하고 지식산업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식품저작권 도입이 필요하다. 음악과 영화에는 저작권이 있지만 음식에는 없다. 한국의 요리 아이디어나 레시피가 해외에서 그대로 모방·상업화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제는 식품 아이디어에도 권리를 부여해 창작자가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해야 한다. '식품저작권' 제도가 마련된다면, 창의적인 청년 창업자들이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푸드테크가 많이 창출되어 산업화로 연결되는 고리가 될 수 있고 식품산업은 지식산업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둘째, 열악한 지역 여건을 식품중심 복합타운 조성을 통해 지역과 식품산업에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지방에는 이미 다양한 식품기업과 지역산업 지원기관이 집적되어 있다.

하지만 청년 인재가 정착할 만한 환경은 턱없이 부족하다. 단순한 일자리 제공만으로는 지역을 살릴 수 없다. 이미 상당히 집적된 지역 식품 기업에 공동생산 장비와 시험연구 시설을 지원하여 클러스터화를 유도함과 동시에 한 발 더 나아가 보육·교육 인프라, 주거공간을 아우른 '식품복합타운' 조성이 필요하다.

만약 식품기업에 취업한 청년이 안정된 주거와 아이 돌봄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면, 지방은 더 이상 떠나는 곳이 아니라 돌아오는 곳이 될 수 있다. 이는 지방소멸 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실질적 해법이다.

셋째, K푸드 혁신과 식품과 문화의 결합을 위해 K푸드 민간기획사 설립이 결정적일 수 있다. K팝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획사의 역할이 있었다.

단순히 노래를 만드는 것을 넘어, 문화·패션·콘텐츠와 융합해 세계인의 일상속에 자리잡게 한 것이다. 식품도 마찬가지다. K푸드를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경험과 문화'로 브랜딩하려면 K푸드 민간기획사가 필요하다. 대기업은 물론 한국에서 유독 활발한 먹방 유튜버, 푸드테크 스타트업, 문화기획사까지 참여할 수 있다. K푸드를 세계적 문화콘텐츠로 확산시킬 수 있다면, 그 파급력은 K팝 못지않을 것이다.

식품저작권은 창의성을 보상하고 산업화하는 제도적 토대가 될 것이고, 식품복합타운은 지역을 살리는 산업·생활 혁신의 거점이 될 것이며, K푸드 기획사는 식품을 문화와 결합한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만들 것이다. 세 가지 혁신은 각각 따로가 아니라, 지식·지역·문화라는 세 축을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다.

식품산업은 더 이상 '밥상 위의 산업'이 아니다. 우리의 미래 경제와 지역 사회, 그리고 글로벌 문화 경쟁력까지 책임질 차세대 성장 동력이다. 지금이 바로, 식품산업 혁신에 국가적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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