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리셀 판박이 화재…외양간 못고쳤다

머니투데이
2026.03.23 04:00
(대전=뉴스1) 김도우 기자 =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 화재 현장에서 22일 경찰, 소방,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대전=뉴스1) 김도우 기자

또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대전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지난 20일 불이 나 14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다. 불은 오후 1시17분쯤 1층에서 발생해 순식간에 2~3층으로 퍼졌다. 자정이 가까워서야 완전히 꺼졌다. 건물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인 데다 공장 내부에 폭발 위험이 큰 나트륨이 쌓여 있어 진화가 지연됐다.

참사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던 사고여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사망자 대부분은 건물 2층에 있는 헬스장에서 발견됐다. 해당 헬스장은 임의로 조성된 공간으로 알려졌다. 어떻게 소방 당국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점검을 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번 화재는 2024년 발생해 23명이 사망한 경기 화성시 리튬배터리 업체 아리셀 화재와 여러모로 유사하다. 아리셀 화재는 리튬이 폭발하며 열폭주 현상을 일으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이번 화재 공장에서 보관했던 나트륨도 리튬과 마찬가지로 물과 반응할 경우 폭발할 위험이 크다. 물이나 일반 소화기로 대응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두 공장 모두 샌드위치 패널 구조였다. 샌드위치 패널은 내부 충전재가 타면서 내뿜는 유독가스가 시야를 가리고 호흡을 마비시킨다. 소화수가 내부로 침투하지 못해 진화도 어렵다. 같은 지적이 되풀이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아리셀 이후 2년여 동안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못했던' 셈이다.

정부가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어 재발 방지를 위한 유사 사업장 점검과 실질적 대책 마련에 착수한다고 밝힌 것은 뒷북이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어 보인다. 정부는 이번 화재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되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 불법 증개축 문제 등 건축물에 대한 안전관리를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이런 구조나 불법 사항이 지적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참사 책임을 규명하는 것과 별개로 정부나 지자체가 화재에 안전한 사업장을 만드는 데 안일하지 않았는지 반드시 짚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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