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내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HMM 운용 상선에서 폭발에 따른 화재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이란의 공격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해협을 개방하기 위한 군사작전(프로젝트 프리덤)에 동참할 것을 우리 정부에 촉구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붕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우리 국민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인근 국가나 전문 조사기관과 협력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기뢰나 드론, 미사일 등에 의한 피격인지 내부 결함 등에 따른 단순 화재 사고인지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 해당 해역에서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은 물론 그 우방국 선박을 정당한 공격 대상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만약 이란의 공격으로 드러난다면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와 한국 선박의 안전 보장을 요구해야 한다. 아울러 국제사회에 심각성을 알리고 항행 안전을 위한 국제적 대응을 촉구해야 한다.
폭발이 있던 날은 미국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개시한 날로 이란도 순항미사일과 드론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긴박한 작전 상황을 고려할 때 이란의 오인 공격 가능성도 있다. 한국 상선이 공격 대상이 아님을 알리는 외교적 채널을 가동하는 한편 혹시라도 교전국 선박으로 착각하지 않도록 식별 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작전 동참 요구는 국익과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해 대응 수위를 정해야 한다. 해상 안전 확보라는 실익과 교전국들과의 외교 관계, 국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단순 화재로 결론 나더라도 장기 고립된 선박들에 대한 조치가 절실하다. 호르무즈에 정박 중인 우리 선박 26척 가운데 음식료품, 비상약 등이 떨어져 가는 선박이 늘고 선원들은 언제든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정부는 필수품 보급에 힘쓰는 한편 선원들에 대한 심리 안정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아울러 선사들은 고립된 기간만큼 용선료를 더 지불해야 하고 화주에 대한 지연 배상금까지 물기 때문에 경영난에 직면할 수 있다. 선사들의 경영 부담을 지원할 방안을 마련하고 선박들이 안전하게 해협을 벗어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