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텀블러 마케팅을 둘러싼 정부의 강력한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불매를 시사한 후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은 경품에서 스타벅스를 퇴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환불 약관 개정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71년 창립 때부터 써온 '사이렌' 로고 머그잔을 세월호 참사에 엮어 "패륜", "저질 장사치"라고 언급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발단은 스타벅스가 5월 15일 '단테데이'(한 손에 착)와 18일 '탱크데이'(책상에 탁) 21일 '나수데이'(가방에 쏙) 등 시리즈로 마케팅을 벌인 데서 비롯됐다.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과 겹친 '탱크데이' 문구를 걸러내지 못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과거 정 회장의 '멸공' 발언 이력까지 오버랩되면서 대중의 반감은 커졌고, 대표 경질에 이은 정 회장의 대국민 사과에도 사태는 일파만파 번졌다.
5·18 마케팅의 부적절성을 지적하고 끝냈다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일이다. 스타벅스 미국 본사도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사과 입장을 냈다. 그렇지만 여기서 더 나가면 한미 양국 간의 경제적 신뢰를 훼손할 수도 있다. 최근 불거진 쿠팡 사태 등과 맞물려 미국계 브랜드에 국가가 주도적으로 불이익을 가하는 행태는 자칫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하게 만든다.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는 역풍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소비자가 선택하면 될 일을 국가가 직접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법적 절차가 시작되기도 전에 공권력이 '사회적 낙인'을 찍는 것은 자칫하면 적폐몰이로 비칠 수 있다. 정부의 잇따른 반응에 현장 직원들만 일부 시민의 폭언에 시달린다.
이번 스타벅스 사안은 법과 원칙, 시장의 상식에 따라 처리돼야 한다. 기업이 질 책임과 국가권력이 개입해야 할 일은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 경찰 수사가 시작됐으니 현행법을 위반한 게 있다면 수사기관과 법원이 차분히 판단하면 될 일이다.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기업들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응징 여부는 결국 소비자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