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봇물 선심공약, 정부가 깐깐히 따져야

머니투데이
2026.06.05 04:05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 집 담장에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벽보를 철거하고 있다. 2026.6.4/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났다. 이번 선거의 당선자들은 광역단체장 16명과 기초단체장 227명, 16명의 교육감, 국회의원 14명 등이다. 이들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당선 목적으로 여러 공약을 쏟아냈다. 정부는 공약의 타당성과 효과를 따져보고 예산 집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막대한 교육교부금으로 현금 살포 공약을 남발한 교육감 선거와 교육재정의 제도 정비도 필수다.

반도체 관련 산업이 경제 전반에서 부각되다 보니 후보들이 너도 나도 쏟아낸 공약은 반도체와 AI(인공지능) 산업 유치, 육성과 관련된 것들이다. 당장 광역단체장 중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경기도 판교·용인·평택 등 기존 반도체 거점을 잇는 'K-반도체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반면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은 대구에 대기업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이원택 전북도지사 당선인과 민형배 광주전남통합시장 당선인도 줄지어 반도체 시설 유치를 공약했다. 공약대로라면 전국이 반도체단지냐는 우려가 드는 이유다.

기존에 반도체 시설이 위치한 경기지역 수원, 용인, 화성, 평택 등의 기초단체장 당선인들은 단지 공사 속도를 높이거나 규모를 확대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쏟아냈다. 이들은 향후 중앙정부와 기업들과의 협의를 통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와 관련 기업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설익은 공약으로 의견 대립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기존 반도체산업에 부담을 덜고, 관련 지역 부동산가격이 출렁이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이 필수다.

세수 확대에 따라 넘쳐나는 교육교부금 재정(내국세 20.79% 자동 배분)으로 졸업.입학 축하 지원금 지급, 체육복 구입비 지원, 등하교 교통비 지원 등 현금 지원 공약을 내놓았던 교육감 선거는 재정비해야 한다. 현행 교육교부금은 베이비붐 세대가 한창 진학해 초·중·고 학생이 815만명에 달했던 1972년에 도입됐지만 현재 학생수는 510만명에 그친다. 교부금 산정 방식을 기존 내국세에서 경상성장률(물가 변동을 반영한 상승률)에 연동시키도록 바꾸는 방안 등을 법률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선거가 끝난 만큼 정부는 여야나 특정지역 편중의 이해 관계에서 벗어나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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