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단일종목 레버리지', 투기판 경계해야

머니투데이
2026.06.15 04:00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출시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5.2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거래금액이 하루 9조원으로 급증했다.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기 위한 사전교육을 이수한 투자자만 35만명이다. 반면, 국내 투자자가 홍콩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를 순매도한 금액은 약 2000억원에 그쳤다. 당초 목표했던 국장 복귀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당국이 투기판을 깔아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지렛대효과'로 주식 가격제한폭(±30%)의 2배인 60%까지 오르거나 내릴 수 있는 초고위험상품이다. 특히 레버리지 ETF는 주가가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지면 손실폭이 불어나는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최근 5거래일동안 삼성전자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며 -2% 내렸지만,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대부분은 -7%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상승장에서 삼전닉스로 인해 포모(FOMO·소외 공포)를 느끼던 개인투자자들이 2배 수익률을 얻기 위해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몰리면서 증시는 카지노판이 됐다. 지난 8일 코스피지수는 8.29% 폭락했으나 다음날 8.18% 폭등하는 등 급등락을 이어갔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 지수는 지난 9일 91.23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에도 9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AI 열풍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에 대한 쏠림도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데 있다. 증시 양극화 우려가 커진 판국에 변동성 확대라는 부작용까지 추가된 것이다. ETF 본연의 장점인 장기·분산투자 원칙도 단기·몰빵투자로 퇴색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열풍은 포모가 부른 과열인 만큼,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당국과 금융투자업계도 투자자들이 음의 복리효과, 장기보유 부적합성, 기초자산 급락시 손실 확대 가능성 등 레버리지 상품 구조와 위험성을 숙지하도록 해야 한다. 투자 결과는 투자자 몫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지 않도록 면밀히 감시하는 일도 잊어선 안 된다. 특히 괴리율 감시와 유동성 관리를 강화해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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