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이 한국에 남긴 숙제[우보세]

젠슨 황이 한국에 남긴 숙제[우보세]

유선일 기자
2026.06.1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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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박 5일간의 방한을 마치고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 2026.06.09. yesphoto@newsis.com /사진=홍효식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박 5일간의 방한을 마치고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기 앞서 취재진 질문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 2026.06.09. [email protected] /사진=홍효식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의 한국 방문은 기업인의 출장이라기보단 글로벌 톱스타의 순회공연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황 CEO가 방문하는 곳, 그가 먹는 점심·저녁 메뉴는 연일 화제가 됐다. 특히 평소 대중 앞에 자주 나서지 않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시민들에게 둘러싸인 식당에서 황 CEO와 격의 없이 삼겹살·치킨·냉면을 먹는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방한을 단순한 이벤트로 보기엔 황 CEO가 남긴 숙제가 만만치 않다. 우선 '기업의 영향력'에 대한 고민이 있다. 글로벌 기업 CEO 가운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를 한자리에 모이게 할 만한 인사가 몇이나 될까. 국내 기업이 하나같이 엔비디아와 '깐부'가 되고 싶어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 기업이 AI(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데이터센터 구축·확장이 필요하고 여기에는 블랙웰·베라루빈 등과 같은 엔비디아의 'AI 가속기'가 필요하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성능이 월등해 경쟁자가 마땅치 않고 이들 제품은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엔비디아 없이는 AI 서비스 구현이 사실상 어려운 셈이다. AI 가속기에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 필요하기 때문에 삼성전자(302,500원 ▼19,500 -6.06%)·SK하이닉스(2,048,000원 ▼167,000 -7.54%)와 같은 반도체 기업에 엔비디아는 핵심 고객사이기도 하다.

엔비디아는 알파마요 등 자율주행 플랫폼 기술과 더불어 아이작·그루트·코스모스·옴니버스와 같은 다양한 AI·로보틱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엔비디아만큼 경쟁력을 갖춘 기업 역시 드물다. 현대차(602,000원 ▼37,000 -5.79%)·LG(108,700원 ▼3,900 -3.46%)그룹 등이 엔비디아와 긴밀한 협력을 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하드웨어 회사로 출발했지만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려 AI 산업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자리매김한 것은 '제조업 강국'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황 CEO가 남긴 또 다른 숙제는 '소통'에 대한 것이다. 대형 기업을 이끄는 인사가 언론의 질문에 거리낌 없이 대답하고, 대중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공식 석상에서 정제된 답변을 하는 기업 총수들에게 익숙한 탓이다. 물론 모든 그룹 오너들이 황 CEO와 같은 '스타'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업에 보다 투명한 소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기업의 가치가 결국 시장의 신뢰를 기반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변화는 분명히 필요해 보인다.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의 AI 선도 기업으로 우뚝 선 것도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과 함께 다양한 시장과의 소통 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사진=유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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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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