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한국 증시를 선진국 지수 관찰대상국에 포함하지 않았다. 정부가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외환시장 개방과 공매도 제도 개선 등에 나섰지만 문턱을 넘지 못했다. MSCI는 미국·일본·영국 등 23개국 증시를 선진국지수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 증시가 시가총액 기준 세계 6위 규모로 성장했음에도 선진 시장으로는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실망만 할 게 아니다. 이번 결과는 한국 자본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알려주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제도의 외형을 바꾸는 것과 글로벌 투자자가 현장에서 느끼는 편의성 사이에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MSCI가 지적한 점은 '제도는 마련됐으나 실제로 쓰기 불편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외환시장 거래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정작 거래를 하려고 보니 시장의 유동성이 턱없이 부족했다. 거래량이 적어 원하는 가격에 환전하기 어렵다면 거래 시간 연장은 큰 의미가 없다. 역외 원화 거래를 엄격히 제한한 상태에서 국내 시장만 야간에 열어두는 방식의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새로운 공매도 감시 시스템 역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불법 공매도를 막겠다는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에겐 추가적인 운영 비용과 절차 부담을 지울 수 있다. 글로벌 자금은 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운영의 편의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 자본시장이 선진국 시장으로 인정받으려면 포장만 바꾸는 제도 개혁에서 나아가 내실을 채워야 한다. 먼저 외환시장의 질적 성장이 시급하다. 정부는 다음달 24시간 거래체제를 도입하고 역외 외화결제 시스템도 올해 시범도입을 거쳐 내년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문만 오래 열어둘 것이 아니라 야간 시간대에도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활발히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 새로운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공매도 감시 체계나 외국인 투자 절차를 설계할 때도 투자자 보호와 투명성을 확보하면서도 편의성을 높이고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그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성적표다. 우리 자본시장이 체질을 개선하고 시장의 신뢰를 축적하면 편입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