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주식시장을 뒤흔들었던 하나의 메가 트렌드는 단연 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나스닥 상장이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한때 3조 달러에 육박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였다고 한다. 달을 탐사하고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한다거나 로켓을 사용해 우주여행을 한다니, SF 영화같은 이런 아이디어가, 이토록 전지구적 자본을 광분하게 만든 이유가 뭘까?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고르게 분배돼 있지 않을 뿐이다." SF 문학의 거장 윌리엄 깁슨의 말이다. 어떤 이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일상이지만, 여전히 AI는커녕 인터넷도 안 되는 지역도 많다. 자본의 움직임은 이 불균형한 미래의 틈새를 가장 먼저 파고 든다. 대중이 우주 산업에 열광하며 증시로 몰려드는 현상은, 결국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온 '도래한 미래'를 감각하고 환호하는 집단적 열망의 투영일 것이다.
스페이스X는 지구 전역을 촘촘한 위성망으로 묶는 '스타링크' 시스템과 재사용 로켓 사업을 넘어, 최근에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와의 기술적 결합을 통해 우주 공간에 AI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성층권에 띄운 수만 개의 위성 데이터와 지상의 초거대 슈퍼컴퓨터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지구와 우주를 하나의 디지털 회로로 연결하는 거대한 '행성적 제국'의 탄생을 예고한다.
탄소 위기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 전력 생산의 60% 가까이가 화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이 시점에, 태양빛이 풍부한 우주 공간을 활용해 기술 권력을 확장하려는 머스크의 화려한 상상은 AI 시대와 기후 위기를 동시에 맞이한 인류에게 유일한 탈출구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해결책이 앞두고 있는 것이 과연 인간의 생존일지 아니면 종말일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것 같다.
우선은 불균등한 분배의 문제다. 이는 기술 발전의 열매뿐 아니라 그것을 위한 비용을 나누는 데도 적용된다. 인공지능 산업이 지구온난화를 앞당기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그 비용인 기후 위기의 피해가 빈곤한 글로벌 사우스에 몰리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더 큰 불안은 이 거대한 기술 발전의 비전에 인간이 부재하는 데서 온다. 스페이스 X가 생성할 이 멋진 신세계에 자연스럽게 '거주하는 인간'의 모습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말하자면, 테슬라와 인공지능을 동시에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무인(無人)'이다. 완전 자율주행의 세계는 졸고, 한눈팔고, 감정에 흔들리는 '불완전한 인간 운전자'를 배제하고, 오직 완벽하게 계산된 알고리즘과 기계적 통제에 따라 매끄럽게 흘러가는 트래픽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가. 인간의 돌발 행동과 인지적 한계는 기술의 가속도를 방해하는 청산 대상이자 일종의 '노이즈(noise)'일 뿐이다. 완벽한 기술적 완성은 '인간'이라는 불확실한 변수의 제거를 요구한다.
물론 인공의 매끄러운 흐름 속에서 우리는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할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이 배제된 시스템 속에서 우리가 얼마나 오래 행복할 수 있을까? 기계는 인간의 언어를 완벽하게 감지하고 반응하지만, 인간은 기계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다. 지층과 우주를 오가는 데이터의 소통은 지각되지 않는다. 매체 기술이 인간의 감각을 확장한다는 맥루언의 신화는 깨어졌다. 기계가 번역해 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읽을 수 없는 이 철저한 비대칭의 시스템 속에서, 인간은 소통의 주체 자리를 내어주었을 뿐 아니라 그 시스템의 관리 대상으로 전락한다.
노동을 대신하는 자동기계와 생각을 대신하는 지능기계의 시대에, 우리는 무엇으로 삶을 증명할 것인가. 우리의 생활터전의 무중력의 공간으로 확장된다 해도, 내가 설 땅과 숨쉴 공기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거기 있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