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여만에 처음으로 1540원대로 진입한 가운데 25일 서울시내 환전소 앞에서 여행객들이 환전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6.06.25. park7691@newsis.com /사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6/2026062515204869119_1.jpg)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환율 상승은 수출기업에 환차익이라는 선물을 안겨줄 수 있지만 수입업체에겐 곧바로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최근 식품·외식업체들은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환율 상승을 꼽는다. 소비자들은 장바구니 물가를 통해 고환율의 부담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환율 문제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국민 생활과 직결된 현실이 된 것이다.
정부의 인식은 안이한 면이 있다.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익실현에 나선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시간이 지나면 안정될 것이라는 설명을 반복한다. 물론 외국인 자금 흐름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환율이 1년째 상승 추세를 이어오고 있어 고환율을 일시적인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 단순한 외국인 수급 문제가 아니라 미국으로의 자본 쏠림과 원화 경쟁력 약화가 겹친 구조적 현상에 가깝다.
달러 강세는 세계적 현상이다. 미국은 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한 상황에서 인공지능(AI) 투자 붐과 꾸준한 경제성장세를 바탕으로 전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엔화만 하더라도 이달 들어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달러 앞에서 힘을 못쓰고 있다. 원화는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최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에서 보듯 자본시장 경쟁력에 대한 의문은 원화 가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앞으로 관세협상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가 본격화하면 원화가치에는 또다른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1500원대 환율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준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기우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낙관적 전망에 기대 손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변화한 환경에 맞는 현실적인 처방과 대비가 필요하다. 당장 고환율로 피해를 본 기업들의 실태부터 파악하고 금융 지원과 환리스크 관리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자본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은행이 최근 제안한 대로 △외국인 주식통합계좌가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밸류에이션과 지배구조 측면에서 국내 기업의 매력도를 높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근본적인 개혁에 속도를 내 원화의 기초체력을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