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반기 환율발 인플레 우려 대책있나

머니투데이
2026.07.03 04:00
(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2%를 기록하며 2023년 12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석유류 가격이 24.7% 급등한 데다 농산물이 상승 전환하면서 농축수산물 오름폭도 확대돼 두 달 연속 3%대 물가 상승률을 이어갔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3.2% 상승해 3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물가안정 목표로 제시한 2%를 한참 웃돈 것이다. 이란전쟁 여파로 석유제품 가격이 24.7% 상승한 영향이 컸다.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어 석유류 가격은 떨어지겠지만 문제는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1년 사이 1300원대 중반에서 1500원대 중반으로 200원 안팎 상승해 국내 물가를 자극할 수준에 이르렀다. 실제로 지난 5월 지표를 보면 원화기준 수입물가는 전년동월대비 24.8% 상승했다.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17.7% 상승하는 데 그쳐 환율 영향이 컸음을 알 수 있다. 수입물가는 순차적으로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데, 정부 관계자는 하반기에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환율 충격이 이제 시작일 수 있다는 얘기다.

주택 전·월세를 뜻하는 집세 상승도 부담이다. 집세는 2023년 3월 이래 1% 미만에 머물렀지만 올해 4월부터는 3개월 연속 1%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택시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도 줄을 잇는다.

정부는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며 농축수산물 할인행사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유지,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을 대책으로 내놨다. 단기적으로 효과는 있겠지만 상승 압력이 길어진다면 필요 예산이 급격히 늘고 공공기관 적자가 누적되는 등의 한계가 있다.

지속가능한 물가관리를 위해서는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재정 투입 시기를 조절해야 한다. 반도체산업 호조에 따른 수출 증가로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4% 내외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어서 확대재정은 불요불급하다.

동시에 환율 관리도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원화 자산을 매도하는 데는 향후 원화 가치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몫 한다. 원화가치가 유지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재정건전성은 필수다.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이 수입 결제 등에 필요한 물량을 제외하고 달러를 국내 외환시장에서 원활히 매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대형 해외투자나 공공부문의 해외사업은 달러 수요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집행 시기를 조율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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