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어제 '한국경제보고서'를 내놨다. 저출산·고령화와 지역경제 격차를 한국 경제의 과제로 지적하며 노동·재정 분야의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진단한 것이 골자다. 1990년대 초반 7%대에 달했던 잠재성장률이 1.5%선마저 위협받는 현실은 구조개혁의 시급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OECD가 부동산 세제의 보유세 전환, 정규직·비정규직 격차가 벌어진 노동시장 개선,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거점지역 집중 투자를 권고한 부분도 눈길을 끈다.
OECD는 한국경제가 계엄·중동 전쟁에도 회복세라고 평가하며 올해 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1.9%로 내려 잡았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6월 수출이 사상 최초로 1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한계는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OECD는 내년 4분기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46%로 내다봤는데, 잠재성장률이 1.5%를 밑도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서는 경제 전반의 기초 체력을 강화할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다.
효율적인 주택시장을 위해 부동산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올려야 한다는 OECD의 권고 역시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한국의 전체 부동산세는 OECD 평균 대비 약 두 배 많지만, 부동산세 중 보유세 비중은 29.4%로 OECD 평균(56%)를 크게 밑돈다. 그만큼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 단계의 세 부담이 무겁다는 뜻이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도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를 없애고 비정규직 등 취약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을 확대해 노동시장의 칸막이를 허물어야 한다.
OECD가 내수 회복을 위한 재정의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재정건전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금개혁도 피할 수 없는 과제다. OECD는 2035년까지 연금 수급 개시 연령과 납입 상한 연령을 함께 높이고 그 이후에는 수급·납입연령을 기대수명에 연동하라고 제안했다. OECD의 권고에는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와 저성장의 파고를 넘은 국가들의 경험과 교훈이 녹아 있다. 정부는 이번 권고를 무겁게 받아들여 구조개혁에 고삐를 죄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