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매 가격과 전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계속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예고한 대책에도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명 정부 들어 내놓은 부동산 공급대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 상황에서 수요 억제책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잡기는 역부족이다. 단기 규제보다 공급확대와 정책의 예측가능성 제고를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나서야 한다.
서울 집값을 밀어 올리는 최대 요인은 공급부족이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물량은 2만7158가구로 작년 대비 41.8% 급감했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 등 규제가 맞물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상승장에서는 매매가격 못지 않게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공급 감소로 전세난이 심화된 결과 임차 비용이 올랐고 이는 실거주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유입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출 규제 역시 투자 수요는 위축시켰지만, 실거주 수요의 중저가 아파트 매수는 막지 못했다. 실제로 상반기 강북 14개구 아파트값은 6.6% 뛰며 강남 11개구(5.0%)를 앞질렀다. 이달 말 발표될 세제 개편안에서 비거주 1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세제 혜택이 축소되면 하반기 임대 시장의 불안정성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되고 월세도 치솟아 서민 주거비 부담이 급증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를 잠재우려면 과감한 공급 확대 외에는 답이 없다. 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의 80%를 차지하는 민간 재건축·재개발부터 활성화시켜야 한다. 서울시 정비사업은 평균 18년 6개월이나 걸린다. 절차 간소화를 통해 공급시기를 단축할 수 있다.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도 인허가와 보상절차를 서둘러 입주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아파트에 쏠린 수요를 흡수할 수 있도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규제를 푸는 방안도 검토할 때가 됐다. 다주택자 규제와 거래세를 손질해 잠긴 매물이 시장에 나오도록 물꼬를 터주는 것 역시 가격 안정의 유효한 카드다. 수요 억제로는 집값을 못 잡는다는 게 지난 수년의 교훈이다. 공급 확대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