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사람 대신 위험을 대체하는 기술

[기자수첩]사람 대신 위험을 대체하는 기술

김도균 기자
2026.07.06 05: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기존에 이 일을 수행하던 작업자들은 근골격계에 통증을 호소하곤 했습니다."

최근 찾은 HD현대일렉트릭 청주배전캠퍼스에서 만난 한 작업자의 말이다. 그가 가리킨 것은 차단기 부품 중 하나인 진공인터럽터(VI)의 진공 상태를 점검하는 로봇이었다. 일정한 압력을 반복적으로 가해야 하는 작업 특성상 사람 손으로 장시간 일을 할 경우 신체에 가해지는 부담이 컸다고 한다. 지금은 해당 작업을 로봇이 하고 있다.

어떤 산업 현장의 위험은 '무리' 수준에 머물지 않는다. 수천 ㎏의 철판이 오가고 용접 불꽃이 튀는 조선소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고위험 작업 현장도 용접 로봇이 도입하며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HD현대삼호에서 용접로봇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류상훈 상무가 기자와 만나 로봇 개발 배경을 설명하며 "그 어려운 데를 사람이 올라가게 해야겠느냐"고 반문한 것은 이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층 빌딩 높이의 선체 외벽에서, 그마저도 바다 위에 매달려 진행해야 하는 용접 작업을 더 이상 사람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다. 조선소의 자동화는 단순히 사람을 기계로 대체하는 문제가 아니라 위험한 공간에서 사람을 지켜내기 위한 기술의 진화에 가깝다. 산업 현장의 자동화가 지향하는 것은 '무인화'가 아니라 '무위험화'라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자동화가 노동의 종말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자동화가 사람의 퇴장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HD현대일렉트릭 청주배전캠퍼스에서도 로봇을 관리하는 역할은 사람이 하고 있었다. 조선소에서는 용접공들이 로봇의 움직임과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에 참여하는 중이다. 아직 로봇이 들어가기 어려운 복잡한 공간에는 '용접 장인'들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측면 역시 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변압기 공장에서는 여전히 코일을 감는 숙련공들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한다.

오히려 기술을 고도화할수록 현장을 이해하는 사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위험한 작업은 로봇이 맡고 사람은 안전한 위치에서 공정을 관리하는 방향, 혹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은 로봇이 하고 사람은 보다 전문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는 셈이다. 자동화 시대에도 끝내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은 사람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도균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도균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