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획일적 최저임금의 그늘 직시하자

머니투데이
2026.07.16 04:05
(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 내년도(2027년 적용)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 700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1만 320원에서 380원(3.7%) 오른 수준으로, 주 40시간 기준 유급 주휴를 포함해 월 209시간 근로 시 월급은 약 223만 6300원으로 올해보다 약 7만 9420원 늘어난다.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7%(380원) 오른 시간당 1만700원으로 결정됐다. 정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2.7%를 웃도는 수준이다. 영세 소기업과 자영업자가 감당해야 할 인건비 부담이 물가상승 속도보다 훨씬 가파르다는 것은 이들이 그만큼 한계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뜻이다.

임금은 노동시장에서 매겨지는 '가격'이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형성돼야 할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高) 복합 위기'와 내수 부진, 매출 감소 등 이중고를 겪고 있는 사업장에서는 인건비 상승이 곧 고용 축소나 무인화·자동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심의에서도 지역별·업종별 차등 적용 도입이 무산됐다. 지역마다 소득과 물가가 다르고 업종별로도 생산성과 경영 환경이 상이하다. 예컨대 숙박·음식점·농림어업 등 취약 업종의 최저임금 미만율이 30%를 상회해 제도와 현실의 괴리가 상당하다. 획일적인 인상률은 여건이 열악한 지역과 취약 업종에 더 큰 타격을 가해 K-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다.

이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구성과 결정 구조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결함에서 비롯된다. 최임위는 형식적으로 노·사·공익이 균형을 이루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지불 능력이 상대적으로 큰 중견·대기업 노조와 사용자 단체 중심이다.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여력이 제한된 골목상권의 영세 고용주들에게 이들의 잣대를 들이대는 제도는 지속 가능할 수 없다.

공익위원들이 올해 하반기 '제도개선 추진단'을 설치하고 적용 대상과 결정 기준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권고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떤 방법이 현장의 지불 능력과 취약계층 보호라는 두 목표를 가장 잘 조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는 영세 사업장과 취약 업종의 경영 부담을 완화할 실효성 있는 지원 대책을 즉각 수립하는 동시에,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과 같은 현장 수용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 지금과 같은 방식의 최저임금 통제가 계속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취약계층 근로자가 일자리를 먼저 잃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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