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일 초고가·비거주 1주택에 대한 세 부담 강화를 담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후폭풍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는 세 부담 증가에 반대하는 의견부터 비거주 예외요건을 확대해달라는 의견까지 4000건이 넘는 입법의견이 쌓였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수정·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번 개편안은 세율 체계를 '주택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골자다. 여기에 기본공제액, 공정시장가액비율, 세율을 모두 뜯어고쳐 고가주택과 비거주 1주택에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를 올린다.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하면서 비거주 1주택자의 세부담이 크게 늘게 됐다. 이 때문에 소득세법 개정안에만 1700건이 넘는 입법 의견이 쏟아졌다. "'성실하게 한 집에서 살아온 노년층에게 집 팔고 세금 내고 쫓겨나든가, 죽을 때까지 세금 내며 참으라'는 현대판 고려장과 다름없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다.
특히 거주기간이 양도세, 종부세 산정에서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부득이한 사유로 실거주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예외조항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정부안은 1년이상 거주한 주택에서 전근·취학·해외 발령 등 사유로 이사할 경우 최장 3년까지 비거주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한 직장인은 "신축아파트를 분양 받아 5개월 살다가 갑작스런 해외발령으로 해외로 나갔다 귀국했다"며 예외를 요청하는 등 개개인의 사정이 다른 것을 감안해달라는 의견이 봇물을 이뤘다.
부동산세제 등 이번 개편안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다. 소득없는 고령 은퇴자, 선량한 실수요자 등을 투기꾼으로 몰아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차제에 세제를 '아니면 말고'식으로 내놓는 행태도 달라져야 한다. 지난해에도 정부는 상장주식 양도소득세의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가 논란이 계속되자 이재명 대통령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하자 없던 일이 됐다.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훨씬 큰 부동산 세제 개편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정부와 여당은 입법예고가 끝나는 오는 20일까지 제기된 의견을 무겁게 받아들여 비거주 요건 등 전반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