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김성재]재정 우위와 금리 발작 가능성

[MT시평/김성재]재정 우위와 금리 발작 가능성

머니투데이
2026.08.1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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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7월 말경 미일 양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공조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일본은 590억 달러 상당의 실탄을 투입해 대규모 엔화 매수에 나섰고 미국도 50억 달러가 넘는 엔화 매입을 통해 지원했다.

엔화가 달러당 164엔을 위협한 정도로 약세를 보인 데 따른 긴급조치였다. 미일 양국의 공동 개입으로 엔화 환율은 156엔대로 낮아졌다. 표면상으로 보면 두 나라의 외환시장 개입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였다.

양국의 이번 외환시장 개입은 과거와 다른 정책적 함의를 담고 있다. 우선, 외환시장 개입을 재무부가 적극적으로 주도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FIMA 레포(repo)를 통해 일본은행의 엔화 매입자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FIMA 레포는 외국통화당국(FIMA)이 환매조건부채권 매매를 통해 연준에 미 국채를 담보로 제공하고 달러를 단기로 차입하는 제도다. FIMA 레포를 활용하면 엔화 매입에 필요한 달러 조달을 위해 미 국채를 매도하지 않아도 된다.

카타야마 일 재무상도 미 국채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한 FIMA 레포의 적극 활용을 시사했다. 미 국채 보유 1위 국가 일본이 채권을 매도하면 달러 금리가 상승해 채권시장과 자산시장 전반에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선트 장관은 향후 FIMA 레포 한도를 더 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정과 외환정책을 총괄하는 재무장관의 입장에서 당연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FIMA 레포는 2020년 팬데믹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고안한 고유의 정책이다.

연준이 발권력을 바탕으로 해외 중앙은행과 레포거래를 통해 달러를 공급하는 글로벌 통화정책의 일환이다. 그런데도 베선트 장관은 재무부가 FIMA 레포를 주관하는 연준에 대하여 운용 지침을 공개적으로 내렸다고 볼 수도 있는 말을 했다.

베선트의 발언은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횟수를 8회에서 6회로 줄이려고 한다는 언론 보도와 공교롭게 겹친다. 워시 의장은 취임 직후 연준이 시장에 기준금리의 향방을 암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 조항을 폐지했다.

워시 의장은 더불어 FOMC 참석자의 분기별 경제 전망을 요약하는 점도표에 대한 자신의 전망치 제출을 거부하고 다른 연준 인사들의 장외 발언도 암묵적으로 견제했다. FOMC 회의 후 진행하던 의장의 기자회견도 4회 정도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워시 의장의 이런 행보는 연준의 비대한 덩치와 채권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을 줄이려는 전통적 보수주의 입장에 기반한다. 연준이 보유 자산과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줄여 물가안정에 집중하는 작고 효율적인 중앙은행을 지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준이 움츠려드는 가운데 재무부가 재정 팽창과 국채발행을 주도할 경우 재정 우위(Fiscal Dominance) 고착화로 이어질 수 있다. 재정이 통화량과 장기금리에 영향을 미쳐 연준 통화정책을 압도하게 되면, 물가불안 우려가 금리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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