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RNA 백신 국산화, '선택과 집중'의 시험대

홍효진 기자
2026.08.18 05:30

인류 첫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등장은 불과 6년 전 일이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화이자와 모더나는 백신 개발에 돌입한 지 약 11개월 만에 상용화까지 이뤄냈다.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신약 개발 기간을 10분의 1 수준으로 단축한 셈이다. 막대한 자금 지원 덕도 있었지만 그간 쌓아온 플랫폼 기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속도였다. 팬데믹을 거쳐 급성장한 mRNA 백신 기술은 '미지의 감염병'을 대비할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mRNA 백신은 항원 단백질의 유전정보를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생산과 면역반응을 유도하도록 작동한다. 바이러스 표면에 뾰족하게 솟은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을 체내에 미리 만들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원리다. 핵심 기술 기반을 갖추면 유전정보만 갈아 끼워 새로운 백신 설계와 생산이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mRNA 백신의 이 같은 효율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암·희귀질환 치료제로도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우리나라도 mRNA 백신 자급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량을 해외에 의존 중인 코로나19 백신을 국산화하고, 항원만 교체해 3~6개월 내 새로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2028년까지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번 국산화 작업은 '선택과 집중'을 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팬데믹 초기 부처별 과제가 분산돼 투자 집중도가 떨어졌다는 한계를 극복하려는 시도다. 과거의 '옥석 가리기' 단계를 넘어 이번에는 역량을 갖춘 소수 업체에 지원을 몰아주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질병관리청이 5000억원대 예산을 투입한 가운데 현재 GC녹십자가 임상 2상, 한국BMI 컨소시엄이 1상 단계에 진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백신 주권화'는 단순히 하나의 국산 제품 생산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반복될 감염병 위기 속에서 국가적 대응력을 키울 수 있는 중요한 토대다. mRNA 백신 개발 사업을 총괄하는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자체 역량으로 mRNA 백신을 만들 수 있는 세계 5위권 국가가 되겠다"며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옥석은 가려졌고 이미 시험대에 올랐다. 국산 mRNA 백신이 나오기까지 남은 시간은 2년이다. 남은 건 결과로 답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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