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모호한 노봉법, 고생은 국민이 한다

[사설]모호한 노봉법, 고생은 국민이 한다

머니투데이
2026.08.1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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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금속노조 '교섭 불응 원청기업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4개월이 지나도록 실제 교섭이 시작된 사업장이 단 한 곳도 없자, 금속노조가 오는 15일 예정된 1차 총파업을 앞두고 원청의 교섭 참여를 촉구하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2026.7.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금속노조 '교섭 불응 원청기업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4개월이 지나도록 실제 교섭이 시작된 사업장이 단 한 곳도 없자, 금속노조가 오는 15일 예정된 1차 총파업을 앞두고 원청의 교섭 참여를 촉구하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2026.7.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의 사건 폭주를 견디지 못하고 '즉결심판' 절차 도입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검토한다고 한다. 일부 기업들은 1,2심 판정에 불복해 법정으로 달려가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지난달 말까지 관련 중노위 사건은 70건이었다. 신청이 인정된 24건 중 5건이 행정소송에 들어갔는데 이 중 4건의 원고가 기업이었다.

'즉결심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약식절차 등을 참고해 노사 당사자의 권리 구제를 앞당기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약식'이 늘어나면 복잡한 사건을 제대로 판정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숙의와 공론화 없는 속전속결 '개혁입법'에 이어 법 적용 현장의 뒷감당마저 속성으로 흐를 분위기다.

"1년 전 사용자와 단체교섭에 대한 범위를 확실히 해 놓지 않고 입법을 밀어붙일 때부터 예상된 일"이라는 게 재계 비판이다. 하청기업의 원청 교섭이 쇄도할 것은 불보듯 뻔했다. 현대차 구내식당, 경비 등을 맡은 10개 하청업체 노조가 현대차와 직접 교섭할 수 있다고 울산지노위는 판단했다. 중노위도 한화오션 급식·세탁 업무를 맡은 협력업체 노조에 원청 교섭권을 인정했다. 중노위의 노동 쪽 편향성도 업계의 법정 행을 키운다는 중론이다.

급기야 정부기관(인천 부평구)까지 민간위탁업무 수행 노동자의 원청 사용자가 될 수 있다는 중노위 판정까지 나왔다. "진짜 사장은 대통령"이라고 공언해 온 공공부문 노조는 이재명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에 앉힐 기세다. 급기야 이 대통령은 시행령과 규칙에 구체적 기준을 넣으라는 주문을 하기에 이르렀다.

노란봉투법 외에도 부동산 세제, 형사법 체계 개편 등 야당 협의 없이 일단 강행해 보고 뒷수습에 진땀 흘리는 일이 현 정부에서 거듭되고 있다. 정부는 " 해 보고 안되면 고치면 된다"(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는 기조지만 이로 인한 혼란과 갈등, 엄청난 사회적 비용은 누가 감당할 건가. 이채필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저서에서 노사 관계 예측이 어려우면 노사갈등과 시장의 반란으로 이어져 결국 국민이 궁핍해진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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