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특허심판의 '씨줄·날줄'…강하고 안정성 높은 특허

제대식 특허심판원 원장
2015.01.21 07:05
제대식 특허심판원장./사진제공=특허심판원

최근 세간의 이목이 중국의 '알리바바' 그룹 창업가 '마윈(馬雲)' 회장에 집중됐다.

시골 영어강사였던 그가 인터넷 불모지였던 중국에서 기존의 오프라인 유통을 대신한 새로운 신개념의 전자상거래(B2B) 플랫폼을 개설해 성공했고 창업 15년 만에 '알리바바' 그룹을 세계 IT 기업 시가총액에서 단숨에 페이스북과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려놓아 세상을 놀라게 했다.

많은 사람들이 세계 특허시장에서 출원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미국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중국이 3년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 한해에만 자국내 특허출원이 82만여 건으로 우리나라의 4배에 이르고 우리나라에 출원한 특허 건수도 40만 건으로 일본이나 미국의 2배에 달할 정도다.

이는 중국이 2007년 이후 '지식재산'이 국부의 원천임을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지식재산 저변을 확대해 나가면서 기술집약형 국가로 빠르게 탈바꿈한 결과다.

우리가 주춤한 사이에 중국이 빠르게 특허대국으로 성장해 가는 작금의 현실을 보면서 이제 우리 기업도 특허·디자인 등 지식재산으로 재무장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을 절감하게 된다.

하지만 기업에서 '지식재산'이 경쟁력의 핵심가치임을 인식하고 R&D에 투자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고 하더라도 독점 배타적인 '지식재산권'으로 제대로 확보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힘들여 개발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강하고 안정성 높은 특허'로 살아남아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어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특허권을 신속히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허권리를 강하고 적정하게 확보하는 것이 결국 시장에서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기 때문에 이해당사자 간의 분쟁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허심판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허심판은 심사와 소송의 중심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심사관의 등록 또는 거절결정에 불복하는 경우 이를 재차 검증하는 거름망 역할과 법원 판결의 방향을 제시하는 사실상 1심의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특허심판을 둘러싼 환경은 그리 녹녹치 않다. 산업간 창조적 파괴와 융합이 일상화되고 있는 요즘 기술은 합종연횡을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고 기술의 라이프 사이클은 극도로 짧아지고 있다.

강하고 안정적인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빠른 권리실현과 품질 높은 심판'이 특허심판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허심판 현장에서는 신속하고 정확한 분쟁해결과 심판의 전문성을 높여달라는 목소리가 크다.

같은 사건에서도 심판원에서의 판단과 법원에서의 판단이 달라지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어 특허심판원에서 심사와 심판의 판단기준과 해석을 통일화하고 나아가 심판·소송체계를 아우르는 일관된 판단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 특허심판원에서는 등록받은 특허가 예기치 않게 무효가 되는 일이 없도록 심사·심판·법원 전 단계에서 판단기준의 차이를 꼼꼼히 살펴보고 특허심판원과 법원이 함께 소통과 협력을 통해 합리적인 판단기준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려고 한다.

또 조기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심판처리기간을 내년까지 6개월로 점차 줄여나가는 한편 심판관들의 전공분야를 살린 특화된 융·복합 기술 심판합의체를 운영해 심판품질도 높일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강한 특허와 안정성 높은 특허'라는 씨줄과 이를 뒷받침하는 '선순환 시스템'이 날줄이 돼 특허심판의 신뢰를 높이고 창조적 기업의 리스크를 줄여 새로운 사업개척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단련 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고 했듯이 단기간에 심판의 품질과 전문성을 높여 나가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차근차근 준비하고 정비해 나간다면 그 성과물이 창조경제의 씨앗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올해는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의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강한 특허, 안정성 높은 특허'가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다지고 특허심판이 한 단계 도약하는 해로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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