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도 봤는데"… '감염경로 미스터리' 환자들

남형도 기자
2015.06.28 05:31

병원 휠체어·화장실 등 매개로 접촉 가능성, 잠복기간 예외적으로 길수도…"지역사회 감염 가능성 낮다"

19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주차장 옥상에 설치된 메르스 관련 시설물들 사이로 의료진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마스크를 하지 않은 병원관계자들도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1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66번 환자는 어떤 환자와 접촉해 감염됐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5일까지 삼성서울병원 암병동에서 부인을 간병했지만, 메르스 확산지인 응급실을 방문하진 않았다. 이후에도 메르스 감염병원이 아닌 한성병원 등을 방문했을 뿐 주로 자택에 머물러 있었다.

감염경로가 미궁에 빠진 메르스 확진 환자들이 늘고 있다. CCTV나 신용카드 내역까지 다 확인해도 여전히 어떤 환자와 접촉해 감염됐는지 오리무중인 환자들이다. 지역사회에서 감염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병원 내에서 사용하는 휠체어나 화장실 내 화장지, 변기 등을 매개로 감염됐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또 평균 잠복기간인 14일을 벗어났을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반면 한 지역 내에서만 체류하다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는 없다는 것을 근거로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 역학조사반이 조사한 메르스 확진 환자 중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는 약 10여 명이다. 김창보 서울시 보건기획관은 "CCTV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접촉점이 없어 어디서 감염됐는지 추측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며 "정확하게 못 밝히는 사례가 약 10건 정도"라고 말했다.

174번 확진환자도 감염경로가 불분명하다. 174번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외래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정확히 어떤 병동을 방문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응급실 방문자가 아니라 어디서 감염됐는지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병원 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CCTV 등을 통해 밝혀낼 수 없는 화장실 등을 통해 감염됐거나, 휠체어 등 매개물을 연이어 쓰는 과정에서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기획관은 "예컨대 14번째 환자는 휠체어를 타고 돌아다녔는데 이 환자가 탔던 휠체어를 다음에 사용했을 경우 감염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또 화장실 변기를 통해 감염됐을 지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임현술 동국대의대 교수는 "환자들이 화장실에 가면 가래까지 깨끗이 뱉기 때문에 다음에 들어간 사람이 감염되기 쉽다"며 "이 같은 경우 환자들이 화장실에 간 것을 다 기억할 수도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평균 잠복기를 예외적으로 벗어나는 경우도 감염경로를 밝히기 어렵단 지적이 있었다. 이관 동국대의대 교수는 "잠복기가 아주 예외적으로 긴 경우 최장 60일까지 잡을 수 있다"며 "역학조사란 게 예외가 있고, 접촉자 가족 등 감염 고리가 된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환자가 숨기거나 기억력 등 한계로 불완전한 역학조사가 이뤄진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감염경로가 불분명해도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은 낮다며 선을 그었다. 임 교수는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어느 한 지역에만 있다가 걸리는 등 지역사회 감염의 명확한 증거가 현재까지 나온 바 없다"며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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