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 타 후보를 허위 비방했다는 혐의로 선고받은 500만원형이 2심에서 선고유예됐지만 아직 재판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상고를 제기하면서 길게는 내년 초까지 법리 다툼이 이어질 전망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조희연 교육감에 대해 선고를 유예한 지난 4일 서울고법 판결에 불복, 대법원에 상고할 뜻을 밝혔다. 검찰은 판결문을 받아 검토한 뒤 이번주 초쯤 상고장을 접수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국민참여재판에서 진행된 1심은 조 교육감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했지만 서울고법은 다른 판단을 내렸다"며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 주권을 가진 국민의 의사를 뒤바꾼 것이어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희연 교육감을 둘러싼 법리 공방은 늦으면 내년 초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대법원의 선고는 12월 초쯤에는 내려질 전망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범에 대한 대법원 판결 선고는 2심의 판결 선고가 내려진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만약 대법원이 2심 결과를 파기하고 고등법원에 해당 사항을 돌려보낼 경우 재판의 최종 결과는 내년 2월 초를 전후로 내려진다.
현재는 대법원의 판단을 쉽사리 예단할 수 없는 상태다. 만약 대법원이 2심 판결을 뒤집을 경우 서울교육은 수장을 잃으면서 또 한 번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조희연교육감과교육자치지키기범시민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의 주의 및 무혐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무리하게 기소를 강행했지만 이번 재판에서 검찰 주장이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밝혀졌다"며 "검찰은 즉각 상고를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보수 진영에서는 이번 판결을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은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조 교육감이 상대 후보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인정했음에도 정치적인 판결을 내렸다"며 "후보들이 각종 선거 때마다 진위여부도 확인 되지 않는 악의적인 내용으로 흑색선전을 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대법원 판결이 조희연 교육감의 명운을 가를 수밖에 없는 또 한 가지 요소로 30억원의 선거보전금도 거론되고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정부는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되거나 10% 이상 득표한 이에게 선거비용을 보전해 준다. 하지만 선거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러 당선무효형(벌금 100만원 이상)에 해당하는 판결을 받으면 이 비용을 돌려줘야 한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선거비용으로 35억6926만원을 썼고, 이 가운데 33억8844만원을 국가에서 사후 보전받았다. 대법원이 2심 결과를 파기하면 조 교육감은 보전받은 돈을 고스란히 반환해야 한다. 지난 3월 공개된 공직자 재산 변동 내용에 따르면 조 교육감과 배우자 등이 신고한 보유 재산은 6억2590만원이다. 이를 모두 선거보전금 반환에 쓴다 해도 28억원 가량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당선자 혹은 낙선자는 반환 고지를 수령한 지 30일 이내에 선거보전금을 선관위에 내야 하고, 그 기한이 넘으면 선관위가 당사자의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징수를 위탁한다"며 "이후 모든 재산은 압류 대상이 되며 월급이나 연금 등도 최대 50%까지 걷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선무효형으로 인해 자리를 내놓은 전임 교육감 중 선거보전금을 완납한 사례는 전무하다. 올해 7월까지 공정택 전 교육감은 교육감 선거 보전금 28억8500만원 가운데 6400만원을, 곽노현 전 교육감은 35억3700만원 중 1290만원을 반환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