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대학들이 캠퍼스 확장으로 몸살을 앓고있다. 캠퍼스 확장을 주장하는 이들은 교사확보율을 높여 평판을 개선하자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제2캠퍼스의 장기적인 운영방법이 불투명하고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신축 시설이 낭비될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13일 시흥캠퍼스 설립으로 인해 구성원 대립을 겪고 있는 서울대의 경우 캠퍼스 조성의 명분으로 "학교 발전"을 들고 있다. 서울대가 2012년 배포한 자료에는 "대학 발전을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흥 국제캠퍼스를 조성한다"며 캠퍼스 확장을 발전 동력으로 내세우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학생과 법인이사회가 충돌하고 있는 서강대는 "신촌캠퍼스에는 더 이상 인프라 개선을 위해 쓸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매년 대학순위가 하락하는 현실에서 투자와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교사·시설확보율은 외부기관이 대학을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는 평가 항목 12개(만점 60점) 중 교사확보율 항목이 5점짜리로 포함돼 있다. 면적이 좁은 서강대의 경우 교사확보율을 높이면 평가점수가 오를 수 있다. 중앙대 등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이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건물을 신축해 강의시설을 확보하려는 이유도 이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캠퍼스 확장이 대학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교육계 입장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전례를 볼 때 지방캠퍼스가 방만하게 운영되기 쉬운 데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로 인해 시설 확장이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서울대 평창캠퍼스를 들 수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 7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가 평창캠퍼스에 입주했다고 밝힌 38개 기업 중 실제 입주한 기업은 3개에 불과했다. 평창캠퍼스에 설립된 국제농업기술대학원의 실제 대학원생(2015학년도 2학기 기준)은 정원 45명 가운데 32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 강원도, 평창군이 총 3451억원을 들인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유령캠퍼스’로 전락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령인구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8년부터 고교 졸업생보다 대학 정원이 더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2023년에는 16만명의 입학 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캠퍼스를 추가로 건립하더라도 최악의 경우 학생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추가 캠퍼스 건립 사업을 취소한 대학들도 있다. 이화여대는 경기 파주시 미군기지 반환부지에 캠퍼스를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토지가격이 2배 이상 오르면서 포기했다. 중앙대도 검단신도시에 캠퍼스타운을 건립하려 했으나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서 사업을 접었다. 건국대도 의정부 미군기지 반환부지에 제3캠퍼스를 추진했지만 미군기지 반환 일정이 늦춰진데다 학생수가 줄어들면서 여력이 없다고 판단해 백지화했다.
김삼호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입장에선 캠퍼스를 확장한 데도 크게 손해볼 게 없다. 부지 등 필요한 자원은 지자체 등에서 끌어오면 되고 학교 용지에는 세금혜택도 주어지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대학이 경제적인 논리에 의해 양적인 팽창에 집중하는 세태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