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전직 비서 성추행 의혹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꾸릴 '서울시 직원 성희롱·성추행 진상규명 합동조사단'을 외부 전문가 만으로 구성키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기존 합동조사단에 시 감사위원회를 참여시키는 안건을 내부 검토한 끝에 이를 전면 백지화하기로 했다. 대신 여성단체·인권전문가·법률 전문가 등 외부 전문가 만으로 조사단을 꾸리기로 결정했다.
조사단 명칭도 당초 '민·관합동조사단'에서 민·관 글자를 뺀 합동조사단으로 바꿨다.
당초 서울시는 감사위가 서울시 전 직원에 대한 감사 권한이 있는 점을 감안해 조사단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내부 논의 했다. 하지만 감사위가 아니어도 직원에 대한 조사 권한을 시가 갖고 있고 조사 객관성을 높이려면 시 산하 위원회는 전면 배제가 낫다고 판단하게 됐다.
합동조사단은 전직 비서에 대한 성추행 진상 뿐 아니라 시 내부의 사건 은폐·유출 등과 관련한 의혹을 전방위로 조사하게 된다. 서울시는 합동조사단 조사에 대한 전직원의 협조를 명령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직원들에 대해선 시가 조사할 권한을 갖고 있고 이미 사퇴한 별정직 공무원들도 조사에 협조할 것으로 판단돼 외부 전문가 중심 조사단을 꾸리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 단체 두 곳에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합동조사에 도움을 달라는 내용의 공문도 세 번째로 보냈다. 고인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전직 비서를 지원하고 있는 단체들이다.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합동조사단 구성 방식 등에 대한 견해를 묻는 공문을 두 단체에 2회에 걸쳐 발송했다. 답변을 받지 못하자 18일엔 전문가를 추천해 달라는 공문을 또 발송했다.
이는 한국여성의전화·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가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이번 사건을 제대로 규명할 수도 없고 규명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협조 요청을 사실상 거부해 왔기 때문.
시 외부에선 민관합동조사단이 검찰처럼 강제 수사권을 지닌 조직이 아니어서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전임 시장과 관련된 문제를 시가 조사하면 자칫 면피성 '셀프 감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시는 필요하다면 고발 조치 등을 통해 수사 기관의 협조를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내부 기구의 참여 배제 등으로 조사 공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서울시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진실규명에 대한 시민 요구에 응답하고,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