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이끄는 노동운동의 변화는 교직 사회에서도 나타난다. 과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중심에서 벗어나 여러 노조로 분화되며 다양한 요구가 분출하고 있다. 노동3권 쟁취 등 투쟁의 구호 대신 젊은 교사들의 관심사인 교권 회복과 현장의 실무, 애로사항 개선 요구가 중심이 된 것.
5일 교육계에 따르면 합법적으로 고용노동부에 신고된 교원 노조는 전교조 , 교사노동조합연맹, 함께하는 장애인교원노동조합 등 23곳이다.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노조는 조합원 5만명의 전교조다. 현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로 소속돼있다.
전교조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만들어진 '민주교육추진 전국교사협의회'가 창단 당시 주축이 됐다. 이들은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을 기치로 내걸었다. 소위'586세대'와 이념을 함께하고 있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인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전교조 일부 회원들이 나와서 만든 노조로 '교사노동운동재편모임'이 주축이 됐다.
교사는 경제·정치단체와 달리 단체행동권을 제한받고 있다. 이 때문에 교원노조보다 교원단체가 조직이 더 크다. 가장 큰 조직은 회원 15만명이 가입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다. 전교조와 함께 양대 교원단체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한국교총과 전교조는 젊은 교사들의 가입이 줄어들고 있다. 교원노조 조직률은 2004년 27.3%에서 내리막 추세를 보이며 2019년 3.1%로 하락한 상황이다. 2016년 들어 갑자기 조직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법외노조가 된 전교조 조합원들이 제외된 영향이다. 전교조는 지난해 9월 대법원 판결 후 노동법상 노동조합 지위를 회복했다.
이들 단체는 "젊은 세대들이 조직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개인적 성향이 강해지면서 단체 가입이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전에는 선후배 교사들의 권유로 단체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에는 이러한 방법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젊은 교사들은 교원단체 소속 교사들이 지나치게 정치적, 관념적 구호를 외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A씨(38)는 "최근 전교조가 비정규직 철폐를 외친 민주노총의 총파업에 동참하면서 학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전환을 지지한 결정에 상당히 큰 실망을 했다"며 "우리 세대의 화두는 '공정'이고, 시험을 봐서 교사가 된다는 것은 당연한 룰인데 민주노총의 대세에 따라가느라 젊은 교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과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배치되는 점도 지적됐다. 전교조의 경우 교사의 노동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쟁취, 교총은 교권보호 등을 내세우지만 이는 젊은 평교사들에게는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초등교사 B씨(37)는 "젊은 교사들은 교장이나 교감으로부터 교권 침해를 당하기도 하는데, 교총은 관리자를 위한 단체라는 이미지가 강해 젊은 사람들이 외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김달효 동아대 교수의 논문 '중등 교원양성기관 학생들의 교원단체에 관한 인식 분석'을 보면 중·고교 교사 양성기관(사범대, 일반대 교직과정, 교육대학원) 학생 10명 중 8명(78.7%) 가량은 교사가 된 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어디에도 가입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원단체의 '정치적 편향'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교총에 가입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교총에 대해 잘 모른다'는 답변에 이어 '교사로서 중립을 지키기 어렵다'(20.7%), '교원 입장을 대변하기보다 정부 입장을 따른다'(10.7%)는 응답이 많았다. 전교조의 경우 '너무 급진적이거나 정치적 경향이 있다'(30.5%), '사람들이 전교조 가입 자체를 선입견을 갖고 본다'(15.9%)는 답변이 많았다.
이에 두 단체 모두 젊은 교사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법외노조 이슈가 있었던 최근 몇 년 간은 아무래도 합법화를 위한 구호에 집중한 경향이 있다"면서 "젊은 교사들의 관심사인 교권 문제를 전교조가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총 역시 젊은 교사의 교총 참여 활성화를 위해 '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를 조직했다. 교총 관계자는 "젊은 교사들의 교총 참여를 위해 대의원 구성 시 정관에 따라 50세 미만 교사가 과반이어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며 "교총 유튜브 콘텐츠에 2030재테크, 2030교직생활팁 등을 기획하는 등 젊은 교사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