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 직원들은 출근하거나 점심을 먹고 난 뒤 자율주행로봇으로부터 커피·주스 등 음료를 배달받고 있다. 무게가 약 66~70㎏ 정도 나가고, 네모난 모양에 더듬이가 달린 이 로봇의 정체는 '개미'다. 택배와 음식배달, 근거리 물류 배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실외 자율주행로봇이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현재 로보티즈 건물과 마곡 쪽 아파트 단지에서 배달 로봇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며 "'로보이츠'라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에 입점한 가게에 주문을 넣으면 통상 10분 안에 배달이 온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앱을 통해 주문해보니 안정적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받아 볼 수 있었다. 앱에선 개미의 실시간 위치도 확인 가능했다.
양천구서 내년 서비스.."수수료 새 패러다임"
서울시와 협업 중인 로보티즈는 개미를 활용한 음식배달을 확대하는게 목표다. 내년 초엔 양천구의 3개 공원(양천·오목·파리)에'스마트로봇존'을 조성해 배달에 나선단 계획이다. 1분기에 주행테스트와 주변 상권의 입점 등을 마친 뒤 초여름부터 본격적으로 고객들을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친구들과 공원에서 운동하거나, 가족들과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이 주변 음식점이나 카페에서 개미를 통해 식음료를 배달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서비스 기간엔 별도의 배달 수수료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거리 물류·택배·음식배달 등 활용도가 다양한 개미엔 9개의 카메라와 용도에 따른 다양한 센서가 부착돼 있다. 딥러닝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인도 및 횡단보도를 포함한 주행로와 물체, 장소 및 주행 가능 영역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다. 야간엔 물론 비나 눈이 올 때(시간당 30㎜ 이하까지)도 무리 없이 다닐 수 있다.
앞으로 음식배달이 상용화되면 로보티즈는 소상공인과 점주들이 갖고 있는 배달 수수료 고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배달 기사들이 주로 거부하는 1~2㎞의 근거리 음식배달을 로봇이 대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배달앱들보다 저렴하게 수수료를 책정해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쓰레기 수거용으로 운영..매일 고도화 학습
시와 로보티즈는 현재 양천구 3개 공원에서 쓰레기 수거용으로 개미를 운용 중이다. QR코드로 개미를 호출하면 5분 안에 오고, 플라스틱·캔 등 종류별로 나뉜 통이 있어 쓰레기를 넣으면 된다. 개미는 쓰레기 수거뿐만 아니라 방범 기능도 맡고 있다. 빛을 내며 돌아다니다 보니 심야 시간 공원에서 흡연이나 음주 등을 하던 청소년들에게 감시 시스템처럼 느껴지고 있어서다.
로보티즈 본사엔 각 공원에 배치된 개미들을 관리하는 관제센터가 있다. 문제가 생기면 관제사한테 연락이 가기 때문에 즉시 조치가 가능하다. 충전소도 보도 공간에 로봇보다 작은 크기의 충전기를 세워 기존 인프라 변화를 최소화하면서 설치되고 있다.
로보티즈는 주행과 배달 등 기능 고도화를 위해 매일같이 개미를 학습시키고 있다. 아파트 단지를 비롯해 공원, 횡단보도 등 실제와 똑같은 환경을 실내에 조성해 훈련하는 방식이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경기 평택시 등 양천구의 사례를 보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협업 연락이 오고 있다"며 "배달 로봇도 어느덧 주문이 1만건 이상 쌓여 마니아 고객층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올해 자치구 청사와 공원 등 공공의 로봇서비스 수요를 반영한 과제 3건과 쇼핑몰·민간 업무시설 등 민간의 로봇서비스 수요를 반영한 과제 2건 등을 실행하고 있다. 아울러 로보티즈와 스마트로봇존을 조성해 로봇 서비스 체감 공간을 다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자체 최초로 로봇펀드를 조성하고, 로봇기업과 지원시설이 집적된 강남 수서의 로봇클러스터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 8월엔 서울로봇인공지능과학관을 개관하고, 돌봄로봇 서비스를 실증하는 등 올해 관련 사업에 367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