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중심으로 가면 사교육이 음성화될 수 있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합당한 지 살피고 법과 제도의 합리적인 대안을 검토하겠다."
최교진 교육부장관은 20일 세종 정부청사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향후 대입 개편안과 관련해선 "교육부가 특정 시기에 특정 정책을 하겠다고 밝히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며 "교육부는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빠르게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영유아 사교육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진 않았다. 과거 세종시교육감 시절이나 취임 당시 영유아 영어학원에 대해 "학부모의 불안감을 이용해 사교육을 조장한다"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던 것에 비하면 한결 완화된 모습이다.
그는 "레벨테스트, 분반 등 여러가지 형태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과도하게 사교육을 조장하는 영어학원은 규제가 필요하다"면서도 "규제가 또다른 부작용을 가져오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공교육에서 영어를 초등학교 3학년부터 배우는 이유는 그 이전에 교육할 경우 나쁜 영향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홍보하고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사실상 학원인데 유치원 형태로 운영되는 것은 규제해야 한다"며 "공교육 안에서 영어가 아닌 대안 프로그램의 확대 등을 고민하고, 규제할 경우 아이들의 발달권, 건강한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점을 강조하겠다"고 했다.
대입 개편안과 관련해서도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최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수능·내신 절대평가 전환에 공감한다'고 발언했다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자 "개인 생각"이라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최 장관은 "절대평가를 포함한 대입제도 변화는 수험생, 학부모, 공교육 등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 큰 방향성이나 시행 시기조차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대입 개편은 충분히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교학점제로 2028학년도 대입을 어떻게 안착시킬지가 교육부가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과제"라며 "대입개편은 국교위가 담당할 일"이라고 단언했다. 고교학점제와 관련해서도 "학점 이수 기준 완화는 국교위의 권한인데, 소수의 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해 서둘러 (진행)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공을 넘겼다.
기초학력미달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미달 원인을 보다 세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기초학력진단 평가는 매년 학기 초에 초1~고2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미달 학생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중학교 3학년의 국·영·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각각 10.1%, 12.7%, 7.2%, 고등학교 2학년은 9.3%, 12.6%, 6.5%에 달한다.
최 장관은 "경제적 이유, 심리적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올해 말까지 국가기초학력지원포털을 구축하고 과학적 진단을 토대로 교장, 담임, 상담 교사 등과 함께 한사람 한사람에게 맞춘 지원 체계를 보다 고민하겠다"고 했다. 기초학력 전담 교원을 충원하고 경계성 지능이나 난독 등 학교 밖에서 지도할 수 있는 학습종합클리닉센터도 확대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문한 초등학교 저학년을 포함한 AI(인공지능) 교육은 전국 초·중·고에서 AI중점학교를 만든다. 내년부터 1000개교로 시작해 2027년 1500개교, 2028년까지 2000개로 넓힐 예정이다. 최 장관은 "중점학교에서는 AI 관련 수업이 일반 학교보다 늘어난다"며 "올해 연말까지 전체적인 AI 교육프로그램도 만들어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