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병은 사회 문제"…정부, 학생 '마음건강 안전망' 대폭 강화

유효송 기자
2025.12.30 12:00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교육부 주요정책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사진=강종민

교육부가 2030년까지 정신건강 전문가가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긴급지원팀을 100개로 대폭 늘리고,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인력을 100% 배치하는 등 학생 마음건강을 위한 안전망을 대대적으로 강화한다. 또한 치료비에 한정됐던 지원금을 상담비까지 확대하고, 정서 교육 수업을 3배 가까이 늘려 예방부터 회복까지 빈틈없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학생 마음건강 지원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인천광역시교육청 병원형 위(Wee) 센터인 참사랑병원을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번 대책은 최근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가 개인을 넘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기존 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학생 자살 위험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시·도교육청 학생자살사안보고서 기준에 따르면 2021년 197명에서 2022년 194명으로 소폭 낮아지더니 2023년 214명, 2024년 221명으로 치솟았다. 올해는 10월까지 193명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고위기 학생 집중 대응 △상담 접근성 강화 △조기 발견 및 예방 교육 확대 △맞춤형 대응 체계 구축 △법·제도적 기반 강화 등 5대 핵심 영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단계적인 개선을 추진한다.

우선 자해나 자살 시도 등 위험 수위가 높은 '고위기 학생'을 위한 밀착 지원을 한층 강화한다. 정신건강 전문가가 학교를 직접 방문해 위기 학생을 돕는 '정신건강전문가 긴급지원팀'을 현재 56개 팀에서 2030년까지 100개 팀으로 확대 운영한다. 이를 통해 전국 176개 교육지원청 관할 지역을 빈틈없이 커버한다는 계획이다.

경제적 지원의 폭도 넓어진다. 기존에 병·의원 진료비와 약제비만 지원하던 '학생 마음바우처'의 사용 범위를 내년부터는 외부 전문기관의 상담비까지 확대 적용해 학생들이 비용 부담 없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치료를 마친 학생이 학교로 복귀할 때 겪는 적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퇴직 교원이나 사회복지사, 학부모 봉사자 등이 돕는 '조력인 제도'를 도입하고, 대학생 멘토링과 지역 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일상 회복을 적극 지원한다.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마음 편히 상담받을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2030년 완성을 목표로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나 상담사를 100% 배치하고,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매년 200명의 상담 리더를 양성해 현장의 대응 역량을 높인다. 비대면 상담 창구도 다양화한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협력 운영 중인 24시간 문자 상담 서비스 '다들어줄개'에 전화 상담 기능을 신설하고 이용 대상을 학부모까지 확대한다. 또한 삼성금융네트웍스, 생명의전화와 협업해 구축한 SNS 상담 플랫폼 '라임(Lime)'을 활성화해 학생들이 익숙한 디지털 환경에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생이 전학이나 상급 학교로 진학할 때 상담 이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상담 기록 서식을 표준화하고 정보시스템 연계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모든 학생이 스스로 마음을 돌보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사회정서교육 시수를 기존 6차시에서 17차시로 확대하고, 발달 단계별 사회정서역량 진단 도구를 개발해 보급한다. 위기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기 위해 학생 스스로 마음 상태를 점검할 수 있는 '마음이지(EASY) 셀프 검사' 도입도 검토 중이며, 정기 선별검사 체계도 더욱 촘촘하게 다듬는다. 올해 마음이지 검사결과 검사를 실시한 1만9090명의 학생 중 관심군은 9%인 1716명이었다. 이 중 전문기관에 연계된 비율은 32.9%였다. 아울러 학생 자살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전문가가 유족 진술과 기록을 심층 분석하는 '심리부검'을 도입하고, 교사가 작성하는 자살사망 사안 보고서 체계도 현실에 맞게 개선하기로 했다.

이러한 정책들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법적·재정적 기반도 공고히 다진다. 교육부는 가칭 '학생 마음건강 지원법' 제정을 추진해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 사회정서교육, 조력인 제도 등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할 계획이다. 또한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기준재정수요에 '학생 마음건강 지원비' 항목을 신설해 안정적인 예산 확보 환경을 조성한다. 이와 함께 교육부 장관이 자살 학생 수 증감 추이를 직접 챙기고, 관계 부처 및 지자체와 협력 체계를 강화하여 정책의 실행력을 담보할 방침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아이들이 겪는 마음의 병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라며 "단 한 명의 아이도 마음의 상처로 인해 소외되지 않도록 예방부터 치유, 회복까지 학생 중심의 통합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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