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영어에 새로 온 평가원장 "수능 적정난이도" 수차례 강조

정인지 기자
2026.03.31 12:42

김문희 평가원장 "영어 1등급 비율 살펴볼 것..6월 모평 개선"
입시업계 "영어 쉽겠지만 탐구 등 과목 편차·N수생 증가 우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김문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오는 11월 19일 실시되는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6.03.31. /사진=강종민

"학교 교육을 충실히 이행한 학생이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를 갖추겠다."

김문희 신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31일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시행 기본계획' 발표에서 '적정 난이도'를 수차례 강조했다. 지난해 불영어로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4%)보다도 적은 3.11%에 그친 점을 의식한 것이다.

다만 올해 마지막 기존 수능 체제, 지역의사제 도입 등으로 수능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에 김 원장은 "6월·9월 모의평가 등을 통해서 수험생 응시집단들의 특성도 반영해 적절한 난이도를 갖출 것"이라고 답해 상위권 변별력은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출제위원에 교사 50% 확대...6월 모평부터 개선안 적용

'절대평가'인 영어의 적절한 1등급 비율과 관련해서 김 원장은 "목표치를 제시하지는 않는다"며 "지난해를 제외하면 5~7%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특히 "절대평가는 교육과정에서 제시한 성취 수준을 잘 달성했느냐를 평가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올해는 전체적인 난이도 점검만이 아니라 1등급에 대한 비율에 대한 점검도 꼼꼼히 살펴보겠다"라고 설명했다.

첫 관문은 6월 모의평가(6월4일)다. 김 원장은 6월 모의평가부터 지난 2월 교육부에서 발표한 개선 방안을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영어는 막판 교체 문항이 많아 검토를 할 여유가 부족했던 것으로 (교육부) 조사에서 확인됐다"며 "올해는 출제 기획부터 검토위원 간 소통이 잘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난이도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위해 영어 출제위원 중 교사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출제·검토 이후에 운영되던 여러 점검 기구를 통합해 '영역별 문항 점검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사교육 카르텔에 전·현직 교사들이 대거 연루되면서 경험있는 교사 인력풀이 충분치 않다는 우려에 대해 김 원장은 "출제위원, 검토위원 등 확보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탐런·지역의사제 등 변수 늘어나

김 원장은 올해 수험생 예상 규모에 대해서는 "고3 학생 수와 지난 졸업생 응시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전년도 수준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총 응시생 수는 55만4000여명에 N수생은 16만명 가량이었다. 지난해 불수능, 올해 첫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N수생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올해는 선택과목 2개를 모두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사탐런'이 확대된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이 경우 과학탐구를 선택한 학생의 모집단이 줄어들어 상위 등급을 취득하기 어려워진다. 반면 사회탐구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낮아져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다. 메가스터디가 올해 3월 학력평가와 관련해 서비스 이용자 13만명을 분석한 결과 사회탐구를 1과목 이상 응시한 학생은 78%로 전년 대비 25.2%P(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사회탐구 선택하는 학생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며 "선택과목 선택에 따라서 학생들이 유불리가 없도록 과목별로 적정한 난이도를 가지고 출제하겠다"고 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시험 문제 수준은 평이하겠지만 변수가 늘어나면서 입시 전략은 복잡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수학·영어는 매우 어려웠던 2026학년도와는 반대로 다소 평이한 가운데 변별력이 있는 1~2개 문항이 포함된 정도의 난이도를 출제진들에게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자연계 상위권 학생이 의대로 이동할 경우, 일부 일반 학과의 합격선이 하락하는 '연쇄 이동'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수험생은 수시와 정시, 전형 선택, 지원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 수시 수능최저 충족인원 늘어나 내신 변별력 커질 수 있다"며 "사탐런이 최대 규모로 예상되면서 탐구과목 점수 예측이 어렵고 과목 간 유불리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027학년도 수능은 11월19일에 시행된다.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수능 출제 연계율은 50%로 기존과 같다. 성적은 12월 11일에 통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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