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소풍 기피' 발언에 교원단체 뿔났다 "형사책임이 문제"

정인지 기자
2026.04.28 14:34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맑은 날씨를 보인 29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버스 전용 주차장에 수학여행단 학생들을 기다리는 전세버스가 빼곡히 주차돼 있다. 2025.04.29. /사진=우장호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일부 학교의 소풍 및 수학여행 기피 현상과 관련해 "책임을 안 지려고 학생들한테서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이지 않느냐"고 발언한 데 대해 교원단체들이 반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이날 현장 체험학습이 감소하는 이유에 대해 "안전요원 유무나 교사 책임 회피 문제가 아니"라며 "교사에게 과도한 형사책임을 묻는 현실이 문제"라고 성명서를 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이고 단체활동을 통해 배우는 것도 있다"며 수업이나 (학생) 관리에 선생님들의 부담이 생기면 비용을 지원해 인력을 추가 채용하고 관리·안전 요원을 몇 명 더 데리고 가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현장체험학습장을 나갔을 때 사고의 전적인 책임을 교사가 떠안고 있다"며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교사에게는 업무상과실 치사상 죄를 적용하지 말아야 이 문제는 제대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지난해 속초 현장체험학습 인솔 담임교사에게 내려진 금고 6개월형, 전남 병설유치원 사고 1심에서 인솔교사에게 내려진 금고 8개월형 등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 21일 전교조가 발표한 '2026 현장체험학습 실태조사'에서 숙박형 체험학습은 전체 학교에서 53.4%만 실시되고 있다. 응답 교사 중 89.6%는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 발생 시 교사 개인이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도 "교육 현장의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결과만을 단순화해 해석해 교사들이 직면하고 있는 현실적 위험과 부담을 외면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추가 인력 확보 과정 자체가 공고부터 채용, 품의를 통한 비용 지급 등 또 다른 행정업무로 교사에게 전가된다는 설명이다.

전국특수교사노동조합은 "특수교육대상학생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비장애학생에 비해 더 높고, 이에 따라 체험학습 과정에서의 안전 부담 또한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2023년 10월에 전남에서 발생한 숲 체험 현장체험학습 중 특수교육대상유아 사망 사건에서 인솔 교사들은 업무상과실치사로 기소 및 유죄 판결까지 받은 사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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