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망 사용료" 왜곡·압박하는 美…국회 "입법 동향 없어"

"한국만 망 사용료" 왜곡·압박하는 美…국회 "입법 동향 없어"

정경훈 기자
2026.04.28 17:05

[the300] 망 사용료 부과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3건 계류
여야 법안 필요성 '공'에도 美 통상압박에 논의 지지부진

(워싱턴DC 로이터=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의료비 절감' 관련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2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DC 로이터=뉴스1) 장용석 기자
(워싱턴DC 로이터=뉴스1) 장용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의료비 절감' 관련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23.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DC 로이터=뉴스1) 장용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국이 외국 콘텐츠 기업 등에 '망사용료'를 부과한다고 불만을 표했지만 정치권에선 사실과 다른 '압박'이란 반응이 나온다. 해외 기업의 '공짜 이익'을 막기 위해 망사용료 부과 입법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은 국회에서 폭넓게 공유되고 있다. 다만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국회에 계류된 법안 통과를 위한 실질적인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27일(현지시간) USTR(미 무역대표부)는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 어느 나라도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의 트래픽 전송에 네트워크 사용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며 "한국만 제외하고"라고 밝혔다. 망 사용료는 구글·넷플릭스 등 대형 콘텐츠 사업자가 국내 통신망을 통해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만큼, 그 이용 대가를 통신사에 부담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국회에서는 망사용료 부과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 등이 지속적으로 발의돼 왔다. 2020년 임기를 시작한 21대 국회에서는 8개 법안이 발의됐으나 모두 통과되지 않았다. 임기 중인 22대 국회에서도 여야에서 3건의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다.

이들 법안에는 망 이용계약 체결을 의무화하거나, 이용 대가를 내지 않고 국내 망을 제공받을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법안 통과시 넷플릭스를 비롯한 해외 콘텐츠 기업들은 막대한 망 사용료를 물게 된다.

관련 법안을 발의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DART(전자공시시스템) 등을 근거로 구글이 최대 3579억원의 망 사용료를 지불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우리 망을 이용하는 외국 기업이 수백, 수천억원의 '공짜 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과방위에서 활동하는 여야 의원들도 이같은 지적에 원론적으로 공감한다. 과방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해외 기업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의무를 충실히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은 여야에서 공히 나왔다"며 "해외 기업을 차별하자는 뜻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2025.04.09. kmn@newsis.com /사진=김명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2025.04.09. [email protected] /사진=김명년

하지만 관련 입법 움직임은 전무한 상황이다. 해외 기업 망 사용료 부과가 미국과의 통상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계류된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동향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최근에 새로 발의된 관련 법도 없다"며 "미국의 압박이 강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 여당으로서 미국의 움직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관련 법이 만들어지면 외국에서도 한국 사례를 들어 대형 플랫폼 기업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이 '불공정 무역'으로 한국을 주요 과녁으로 삼을 수 있는 만큼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고 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USTR이 향후 망사용료 부과 입법을 막기 위해 압박성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한 의원은 "네이버는 세금을 많이 내는데 해외 기업은 적게 내는 게 옳은가. (입법은) 원칙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일"이라며 "정부와 민주당이 미국 눈치를 너무 보느라 손을 놓고 있다. 정부에서 움직여야 할 일"이라고 했다. 한 야당 인사는 "현재 입법 움직임은 없지만 미국의 압박이 법안 개정의 군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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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치부 정경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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