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AI가 내놓은 정보의 진위를 가려내는 역량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업 성취도가 낮을수록 허위 정보를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경향을 보였다.
6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 1월 발간한 '청소년의 AI 이용 현황 및 영향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의 기본적인 생성형 AI 의사소통 능력은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2024년 전국 중·고등학생 577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실시해 해당 결과를 도출했다.
조사 결과 '생성형 AI에게 원하는 답을 얻기 위해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문항의 평균 점수는 5점 만점에 3.71점으로 집계됐다.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AI와 어떻게 대화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응답도 3.55점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판적 평가 역량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문항은 3.36점에 그쳤고 '정보가 특정 견해에 치우쳐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는 응답 역시 3.45점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생성형AI가 학습 데이터나 근거가 없음에도 그럴듯한 거짓 정보를 사실처럼 내놓을 때 청소년이 진위를 가려내기 어려워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경향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최근 설문에서도 확인된다. 전교조가 지난달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2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서 챗GPT·제미나이 등 생성형 AI를 사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72%에 달했다. 특히 초등학교 6학년의 이용률은 84.1%로 나타났다.
그러나 온라인 정보의 진위가 불분명할 때 출처를 확인하는 등 능동적으로 검증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1.2%에 불과했다. '댓글이나 반응을 참고한다'는 응답(22.7%)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AI 활용 시 우려되는 점으로 '답변을 신뢰해도 되는지 헷갈린다'를 꼽은 비율도 25.7%였다.
AI가 제시한 정보의 사실 여부를 판별하는 능력은 학업 성적과 가정의 경제 수준에 따라 격차를 보였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 결과 학업 성적이 '상'인 집단의 AI 리터러시(문해력) 점수는 3.65점이었으나 '중'은 3.43점, '하'는 3.25점으로 나타나 성취도가 낮을수록 역량이 떨어졌다. 경제 수준 역시 '상'은 3.61점, '중'은 3.45점, '하'는 3.25점으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는 AI 리터러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해당 연구를 수행한 이창호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생성형AI 교육을 받은 경험은 비판적 평가 능력을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변인"이라면서 "생성형AI 교육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리터러시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수행평가가 시작되면서 AI 활용이 활발해지는 만큼, 학업 초기 단계부터 체계적인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교육 현장에서는 아직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AI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교육이 별도 교과로 편성되기 어려운 탓에 초등학교에서는 주로 5학년부터 관련 교육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5~6학년에서 배우는 '실과' 과목 내 소프트웨어 교육 단원에서 AI를 함께 다루는 방식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대부분 학교가 5학년 때 소프트웨어 교육을 시작하면서 AI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학교는 4학년부터 도입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 AI를 직접 활용하기보다는 원리와 장단점 등을 중심으로 기초 개념을 배우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시교육청은 동아리 활동을 할 때나 사회 등 교과목의 수행평가 시에도 AI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난 3월부터 AI교육을 확장하고 체계화하려는 노력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