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서울 유일의 북한배경 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의 새 학교 건물 건립에 나선다. 상가 건물과 폐교를 옮겨 다니며 운영돼 온 여명학교가 20여년 만에 안정적인 교육 공간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4일 통일부, 현대자동차그룹, 사단법인 여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북한 배경 학생의 안정적인 교육 환경 조성과 사회통합 기반 마련을 위해 민관협력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폐교된 염강초등학교 부지에 여명학교의 새 건물을 설립한다. 염강초는 2020년 3월 폐교된 학교로 현재 여명학교가 임시 활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유아교육진흥원 이전 사업과 여명학교 교사 건립 사업이 함께 추진될 예정이다. 새로운 여명학교 건물은 약 16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3500㎡로 지어진다. 설립은 2029년까지 이뤄지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유아에게는 놀이와 체험 중심의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북한 배경 학생에게는 안정적인 교육 공간을 마련해 생애 첫 교육과 사회통합을 실현하는 미래 교육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각자의 역할과 강점을 바탕으로 협력하는 구조로 추진된다. 서울시교육청은 부지 제공과 행정절차를 지원하고 통일부는 북한 배경 학생의 사회통합과 정착 지원을 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시설 건립비를 약 60억원 지원하며 여명은 사업을 시행하고 준공된 학교 시설을 교육청에 기부채납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번 사업이 지난 22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기자회견에서 밝힌 '교육이 필요한 곳에서 교육의 책임을 확대하겠다'라는 서울교육의 정책 방향을 민관협력을 통해 실천하는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2004년 설립된 여명학교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북한, 제3국, 국내 출생 등 북한배경 청소년이 중·고등학교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대안학교다. 서울 봉천동 상가 건물에서 문을 연 뒤 학생 수 증가에 따라 2008년 서울 중구 남산으로 이전했으며, 2010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정식 대안학교 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자체 학교 건물은 마련하지 못했다. 2019년 은평구에 학교 신축을 추진했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고 서울 밖으로 이전할 경우 서울시교육청 인가에 따른 학력 인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이전도 쉽지 않았다. 이후 2023년 폐교된 염강초 부지를 임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학교를 운영해왔지만, 사용 기한이 2027년 2월까지여서 안정적인 교육 공간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었다.
정 교육감은 "교육은 한 사람의 삶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며 "이번 업무협약은 교육의 힘으로 사회통합을 실현하고 서울교육이 교육의 책임을 한층 넓혀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