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이 오가던 세종대로 한복판에 조성된 광화문광장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지 올해 17년을 맞았다.
광화문광장은 2009년 처음 문을 연 뒤 2022년 재개방을 거치며 역사적 상징공간에서 시민의 일상 속 휴식·문화공간으로 역할을 넓혔다. 현재는 수만 명이 오가는 서울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았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광화문광장 방문객은 약 2700만명으로 집계됐다. 하루평균 7만4000명꼴이다.
조선 시대 광화문 앞 육조거리가 정치·행정의 중심축이었다면 지금은 시민과 관광객이 일상적으로 찾는 도심 문화공간으로 쓰인다. 여름철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 앞 분수와 물놀이 시설에 가족단위 방문객이 몰린다.
올해도 '서울썸머비치'와 '여름 상상놀이터'가 열리고 야외도서관과 요가·빛축제 등 계절별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대형행사 중심의 상징공간에서 시민의 생활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이용방식이 달라지면서 평가 순위도 높아졌다. 서울서베이에서 광화문광장은 외국인이 꼽은 '서울 랜드마크 1위'에 2023년부터 3년 연속 올랐다. 시민평가 순위도 2024년 3위에서 2025년 2위로 상승했다. 광장이 일상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국내외 인식도 함께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역사·상징적 의미도 더했다. 올해 5월 광장 북쪽에는 6·25전쟁 참전국의 희생과 국제연대를 기리는 '감사의 정원'이 들어섰다. 지상조형물 '감사의 빛 23'과 지하 미디어 체험공간 '프리덤홀'로 구성됐다.
조성 직후인 5월13일부터 23일까지 광장 방문객은 134만7350명으로 1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프리덤홀은 10만여명이 다녀갔다.
시민공간으로 변모한 광화문광장의 출발점은 민선 4기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한 '도심재창조 프로젝트'다. 서울시는 2009년 8월1일 세종대로 중앙부의 차로를 줄여 광장을 조성했다. 자동차가 차지하던 공간을 보행·문화공간으로 바꾸고 일제강점기 이후 훼손된 광화문과 조선 시대 육조거리의 역사성을 되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같은 조성방향은 공간 곳곳에 반영됐다. 육조거리의 옛 선형과 의정부·육조 등 주요 관아터의 위치는 광장 바닥에 표시했다. 광화문 앞을 가리던 은행나무를 옮겨 광화문에서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조망을 확보했다.
광장은 재구조화 공사를 거쳐 2022년 8월 재개방됐다. 2021년 오 시장 복귀 이후 서울시는 역사 유구(문화재) 보존과 녹지·휴식기능을 보강했다. 전체 면적은 4만300㎡로 종전보다 2.1배 넓어졌고 녹지는 3.3배 늘었다. 나무 5000여그루를 심고 역사물길과 한글분수 등 수경시설을 더했다. 사헌부 문터와 우물, 배수로 등 육조거리 유구도 보존했다. 2023년에는 광화문 월대와 해태상이 복원됐다.
서울시는 2029년 6월까지 세종로공원 종합정비를 마치고 광화문과 광장, 세종로공원을 잇는 보행·녹지축을 강화할 계획이다. 강석 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광화문광장은 육조거리의 역사성 회복과 시민이 머무는 공간으로 변화를 거쳐 국가상징공간으로 완성도를 높여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