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님 업체' 몰아주기 막고… '혈세 횡령' 예의주시

김승한 기자
2026.08.14 03:00

행안부, 지방자치단체 계약·회계 관리 개편
수의계약 횟수·금액 제한… 정보공개 의무 대상도 늘려
공금 운용 전수점검·거래처 계좌 검증 강화… 신뢰 제고

/그래픽=임종철

# 경북 의성의 전현직 지방의원 5명은 최근 자신과 관련된 업체를 통해 지인 명의로 의성군과 수의계약을 한 혐의로 경찰의 입건 전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지방의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자신과 관련된 업체를 통해 지인 명의로 의성군과 수의계약을 한 혐의를 받았다.

# 경북 영천시 행정복지센터에서 회계를 담당하던 7급 공무원은 지난달 공금 25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해당 공무원은 7개월간 230여차례에 걸쳐 공금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월 경남 거창군에선 면사무소 회계담당 7급 공무원이 150여차례에 걸쳐 약 14억원의 공금을 유용·횡령한 것으로 적발됐다.

최근 지방의원의 수의계약 특혜의혹과 지방정부 회계담당 공무원의 공금횡령 사건이 재차 발생하자 이를 막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대대적인 제도개편에 나섰다. 동일 업체 대상 수의계약 한도를 신설하고 전국 지방정부에 공금관리 전수점검을 실시한다.

◇기초지자체, 동일 업체 연 5회 초과계약 안돼=13일 행안부는 동일 업체와 반복적으로 하는 '1인 견적 수의계약'에 연간 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관련예규 개정이 완료되는 즉시 시행하며 빠르면 다음달부터 적용된다. 기초자치단체는 동일 업체와 연 5회 또는 2억원, 광역자치단체는 연 7회 또는 3억원을 초과해 수의계약을 할 수 없다.

1인 견적 수의계약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사업을 진행할 때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한 사업자에게만 견적서를 받아 계약하는 방식이다. 2000만원 이하의 소액이거나 긴급한 경우 등에 허용되지만 사업 쪼개기 등으로 부당하게 이용하는 경우가 있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체적으로 '수의계약 총량제'를 운영하는데 이번 개편으로 전국적으로 의무화된다.

지역 내 업체가 부족한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는 지방정부 계약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예외적으로 계약을 허용한다. 심의결과는 지방정부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분기별로 상급기관에 보고하도록 해 사후관리도 강화한다.

수의계약 정보공개도 확대된다. 기존 업체명과 대표자, 주소 외에 사업자등록번호를 추가하고 공개 항목 전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해 주민들이 계약정보를 보다 쉽게 확인하도록 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연내 제정을 추진하는 '지방의회법'에도 지방의원의 사적 이익추구를 막기 위한 장치를 담는다. 윤리심사자문위원회가 지방의원의 겸직과 영리행위의 연관성을 심사하고 사적 이해관계자의 등록·공개를 의무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

◇공무원의 거래처 계좌 임의변경 막는다=공금횡령 방지를 위한 관리체계도 대폭 강화한다. 행안부는 지난 4일 전국 지방정부에 공금관리 전수점검을 요청했으며 읍면동과 사업소, 시군구를 대상으로 △거래처명과 예금주명의 불일치 △담당 공무원 명의 거래 등을 집중점검한다.

아울러 사업자가 직접 계좌정보를 등록하는 전자대금청구시스템(e호조+빌) 이용을 의무화해 담당 공무원이 거래처 계좌를 임의로 변경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실제 지급계좌와 시스템 등록계좌의 예금주 일치여부를 확인하는 계좌 검증기능도 강화해 이상거래를 사전에 차단한다.

이밖에 공금 이상거래 정보를 상시모니터링 시스템인 '청백-e'와 연계하고 회계담당 공무원과 결재권자를 대상으로 공금횡령 예방교육을 확대하는 등 내부통제를 강화할 계획이다.

윤호중 장관은 "편법적인 수의계약과 공금횡령은 지방정부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문제"라며 "계약관리와 공금집행 전반의 취약요인을 근본적으로 보완해 비리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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