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무회의에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용산공원 주택공급 반대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주택공급 확대가 시급한 만큼 용산공원과 같은 도심 녹지를 훼손하기보다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현실적 해법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 시장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국무회의에 참석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께 서울시의 입장을 분명하게 말씀드렸다"며 "먼저 재개발·재건축의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막혀 있는 규제부터 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지난 8·13 대책에 서울시가 요구해 온 정비사업 관련 건의사항이 일부 반영된 것은 다행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과 용적률, 임대주택 비율 등 반드시 풀어야 할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주택공급 해법으로 정비사업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주택공급이 그토록 절박한 과제라면 더욱 현실적인 해법부터 최우선으로 선택해야 한다"며 "재개발·재건축이라는 분명한 답안지가 있는데도 엉뚱한 곳에서 땅을 찾아 공급 숫자를 발표하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방안에 대해서도 오 시장은 "오늘 대통령께 용산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히 반대의 뜻을 말씀드렸다"며 "용산공원은 서울 한복판에 마지막으로 남은 대규모 녹지"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뉴욕의 센트럴파크, 런던의 하이드파크, 파리의 뤽상부르공원처럼 세계 주요 도시들이 도심 한복판의 녹지를 도시의 상징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지켜왔다"며 "용산공원 역시 서울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소중한 공간"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서울의 공원 면적이 통계상 충분해 보일 수 있지만 시민이 일상적으로 누리는 생활권 녹지는 부족하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서울은 산지가 많아 전체 공원면적만 보면 녹지가 충분해 보일 수 있다"면서도 "시민들이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도보생활권 공원면적은 1인당 5.7㎡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의 숫자만큼 중요한 것이 시민의 삶의 질"이라며 "당장 주택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고 해서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몫까지 소진하는 것은 결국 미래세대의 삶을 희생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만큼은 정부가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닥공'에도 원칙이 있다"며 "주택은 다른 곳에도 지을 수 있지만, 한번 사라진 도심 녹지는 다시 만들기 어렵다. 미래세대의 몫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제 책임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부동산 세제와 실거주 규제 등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 전반에 대한 재검토도 요청했다"며 "정책은 국민의 삶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국민의 삶을 정책에 억지로 맞추려는 오만부터 내려놓는 것이 순서"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