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은 시멘트업계가 '합리화설비' 투자를 바탕으로 체질 개선에 사활을 건다. 시멘트 수요 부진에 공장 가동률이 절반에 머무는 가운데 대체연료와 폐열발전, 공장 자동화로 비용을 낮추고 생산 효율을 높여가며 업황 회복만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15,040원 ▲140 +0.94%)는 2021년부터 2028년까지 대체연료(순환연료) 버너와 소성로 개조, 차세대 냉각기 설치와 폐열발전 등 설비에 총 6514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약 5005억원을 집행했고 예정대로 1509억원을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한일시멘트의 대체연료 열대체율은 48.8%, 폐열발전 전력대체율은 22.1%까지 높아졌다. 유연탄을 대신할 대체연료를 얻고 폐열로 전력을 생산해 연료·전력비와 탄소배출 관련 비용 등 제조원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삼표시멘트(7,710원 ▼630 -7.55%)도 지난해 삼척공장에서 폐열회수발전으로 약 65GWh의 전력을 생산해 전체 전력 사용량의 11%를 대체했다. 지난해 클링커 냉각기 1기를 교체했고 올해 10월초까지 2기를 추가 교체할 예정이다. 고효율 냉각기는 열 회수율을 높여 연료 사용량을 줄이고 생산 공정 원가 절감에 도움이 된다.
성신양회(8,230원 ▼100 -1.2%)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소성시설과 대체연료 투입시설 등 에너지 효율 개선에 1721억원을 투자했다. 소성로 효율을 높여 유연탄과 전력 사용량을 줄였고 지난해 순환연료 대체율은 38.5%까지 높아졌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시멘트업계의 설비투자 계획 4297억원 가운데 89.5%인 3844억원이 이같은 유지·보수와 환경·안전, 에너지 절약과 관련된 '합리화설비'에 투입될 예정이다. 전체 투자액은 지난해보다 약 10% 줄었지만 합리화설비 부문의 비중은 더 커졌다.

시멘트업계가 원가 절감에 유독 공을 들이는 이유는 그만큼 수요 부진이 길어지고 있어서다. 올해 상반기 아세아시멘트(9,770원 ▼180 -1.81%)와 삼표시멘트의 연결 영업이익은 각각 350억원, 21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0.8%, 28.9% 감소했다. 한일시멘트의 시멘트 부문 영업이익도 282억원에서 138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공장 가동률도 최근 수년간 절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일시멘트는 58.9%, 삼표시멘트는 52.3%,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은 45.9%, 성신양회는 50.9%로 주요 상장 시멘트업체 모두 가동률이 60%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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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큰 폭의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한일시멘트는 올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이 역대 최저를 기록한 지난해 약 3810만톤과 비슷한 3850만~3900만톤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출하량이 개선될 가능성은 있지만 주택 공급 회복이 지연돼 본격적인 수요 회복이라고 보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대규모 주택 공급과 호남권 산업시설 등 주요 프로젝트의 착공 물량이 반영되는 내년 하반기 쯤에야 의미 있는 출하량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본다. 그동안 수익성 부진에도 합리화설비에는 돈을 아끼지 않은 만큼 출하량이 반등하면 비용 효율화에 따른 이익도 같이 커질 것이란 기대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결국 출하량이 반등하지 않으면 산업이 살아날 수가 없는 구조"라며 "탄소 저감 등 환경 규제 대응 차원에서도 비용 효율화에 대한 투자를 해온 만큼 원가 경쟁력을 더 높일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