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 차이로 '3천만원' 갈린다..."형평성 논란" 부모들 '부글', 왜

황예림 기자
2026.08.31 16:46

내년 7월1일 이후 출생아부터 양육지원급여 대폭 확대에 논란
보건복지부 "국회와 보완 논의"

첫째 자녀 양육지원급여 수급액 차이/그래픽=김지영

보건복지부가 내년 7월1일 이후 출생아부터 양육지원급여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출생일이 하루 차이만 나도 13년 동안 받는 지원금이 총 1200만~3000만원가량 벌어져서다. 복지부도 논란을 의식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완 가능성을 열어뒀다.

내년 7월1일 출생아부터 기본 수급액 4120만원…지금은 3560만원

31일 국회전자청원에 따르면 양육지원급여 개편안이 공개된 다음 날인 지난 29일 '2027년 7월1일 출생일을 기준으로 한 아동기본수당 차등을 재검토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등록됐다. 이 청원은 하루 만에 100명 이상 동의를 얻어 공개 유지 여부가 검토되고 있다.

청원인이 문제 삼는 것은 개편안 적용 시점이다. 복지부는 기존 첫만남이용권·부모급여·아동수당을 '아이맞이지원금'과 '아동기본수당'으로 통합·개편하면서 지원 규모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다만 적용 대상은 내년 7월1일 이후 출생아로 한정돼 6월30일까지 태어난 아이는 현행 제도를 그대로 적용받는다.

개편안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첫째 자녀가 12세가 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은 총 4120만원이다. 0~1세에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가정에서 아이를 돌본다면 이 금액은 4840만원으로 늘어난다. 출생 후 지급되는 아이맞이지원금 1000만원과 월 20만원의 아동기본수당, 0~1세 가정보육 가산금 월 30만원을 합한 금액이다.

반면 현행 제도에서는 같은 조건일 때 총 3560만원을 지원받는다. 출생일이 하루 차이일 뿐인데도 총수급액은 1280만원 달라진다.

격차는 지방 우대지역에서 더욱 커진다. 복지부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우대지수를 반영해 우대지역에는 아이맞이지원금과 아동기본수당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대상 지역은 행안부와 협의를 거쳐 확정되며 인구감소지역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개편안 적용 시 우대지역에서 첫째 자녀가 12세가 될 때까지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총 6180만원이다. 0~1세에 가정양육을 할 경우 총 6900만원을 수급한다. 우대지역에서는 아이맞이지원금이 1500만원, 아동기본수당은 월 30만원으로 늘어나서다. 가정보육 가산금은 월 30만원으로 수도권과 동일하다.

현행 제도에서는 인구소멸지역에 살아도 지원금이 총 3872만원 나온다. 개편안을 적용했을 때와 3028만원 차이 나는 금액이다.

커지는 형평성 논란에…복지부 "국회와 보완 논의"
[고양=뉴시스] 전진환 기자 = 26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생아 수는 2만3111명으로 1년 전보다 3115명(15.6%) 증가해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2분기와 상반기 출생아 증가율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출생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2026.08.26. amin2@newsis.com /사진=전진환

온라인 맘카페 등에서는 지원금이 수천만원씩 달라지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내년 출산을 앞둔 이모씨는 "2027년 6월30일생과 7월1일생은 하루 차이로 태어났는데도 서로 다른 수당 체계를 적용받는다"며 "아동기본수당은 영유아기를 넘어 학령기까지 13년간 이어지는데, 단 며칠 차이로 장기간 다른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과연 취지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내년도 예산 편성과 신규 양육지원급여 지급 시스템 구축 일정을 고려해 시행 시점을 내년 7월1일로 정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형평성 논란이 커질 가능성을 감안해 국회 논의 결과에 따라 보완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형평성 논란이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정부안 단계에서는 추가 예산을 반영하기 어려워 국회 증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7년도 예산안 국회 심의 과정이 남아 있는 만큼 복지부가 국회와 논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의견을 낼 수 있을지는 아직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앞서 국민연금 보험료율 세대별 차등 인상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형평성 논란에 대응해 보완책을 마련했다. 2024년 연금개혁안을 발표할 당시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올리되 세대별 인상 속도를 달리하기로 했지만 이후 경계에 있는 연령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서다.

다음해 복지부는 40~50대의 경계에 있는 1976년생의 보험료율 인상 폭을 기존 연 1%포인트(P)에서 0.666%P로 낮추는 방식으로 경계 구간 부담을 조정했다. 마찬가지로 경계선인 1985·1986년, 1996년생의 인상률도 하향 조정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