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경제위축 불가피" 여야, 접대비 기준 상향검토

구경민 기자
2015.03.04 17:14

[the300]소비위축·서민경제에 타격 우려… 공무원윤리강령도 '손질'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5.3.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의 수수금지법)'의 수정·보완론이 본회의 처리 하루만에 대두되고 있다. 수정·보완 1순위로 접대비·경조사비 등의 가액기준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김영란법이 서민경제·소비위축으로 경제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김영란법은 실행을 위한 세칙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게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명확한 기준이 필요한 부분은 법안 제8조 3항에는 금품 수수 금지의 예외 조항 7가지다. 이 조항에 따르면 공공기관이나 상급 공직자가 원활한 직무수행 또는 사교·의례·부조의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 경조사비, 선물 등도 허용하고 있다. 허용가액에 대해선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2차 논란'이 예상돼 왔다. 한도액을 얼마로 정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경제적 파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김영란법'에서 접대와 선물제공 등을 과도하게 규제해 서민경제 침체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따라 공직자윤리법 안에 있는 윤리강령과 법 시행령을 만들 때 조정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현행 공무원행동강령에 따르면 식대가 1인당 3만원을 넘어서는 안된다고 규정돼 있다. 대통령령이 현행 공무원윤리강령을 준용할 경우 식사와 선물은 3만원 이하, 경조사비는 5만원 이하만 가능하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4일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공직자윤리법에 있는 윤리강령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공무원윤리강령에 식사 3만원, 경조사비 5만원, 화환 10만원이라고 돼 있는데 현실에 안맞는 측면이 있어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무원윤리강령 기준을 높이면 대통령령의 허용가액 또한 같은 수준으로 정할 수 있어 김영란법이 서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 정무위원, 법률지원단장 등과 충분히 상의하고 행정부의 시행령 준비 과정도 면밀하게 살펴보고 당정이 협력할 것"이라며 "특히 8조3항에서 예외로 인정되는 대통령령의 가액 등은 서민경제와 관련이 큰 만큼 행정부와 면밀히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야당 내에서도 현행 공직자 접대비와 관련한 상한선이 낮은 수준이라며 공직자 접대비 현실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접대 허용가액 수준을 높일 경우 부정부패를 뿌리뽑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김영란법 본래의 취지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공무원들은 이미 공무원행동강령 규정에 의해 3만원 이상의 식사접대나 5만원 이상의 경조사비를 제한받아 와 접대비 등의 상향조정은 오히려 김영란법 취지를 거스른다는 비판도 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가장 큰 골자 중 하나가 접대문화를 개선시키는 것에 있는데 허용가액 기준을 올리면 당장 경제에 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기존의 접대문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부정부패를 없애겠다는 입법취지에는 뜻을 같이 하지만 그것을 실현하는 내용에 있어 당초 김영란법 원안이 상당히 변형됐다"며 "아직 1년 6개월의 시행시기가 남아 있으니 문제점을 빨리 보완하는 작업을 국회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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