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의 12제자 가운데 한명이었던 시몬(Simon)은 '테러리스트'였다. 민족주의 정당인 '혁명당'(셀롯: Zelotes) 당원이었던 시몬은 당시 이스라엘을 식민 지배하던 로마의 군대 뿐 아니라 로마에 협력하는 동족들을 상대로도 살인과 약탈 등의 테러를 저질렀다.
처음에 시몬은 '비폭력주의'를 견지한 예수와 대립했다. 심지어 예수의 제자 중 로마의 세금징수원이었던 마태는 혁명당의 암살 표적 가운데 한명이었다. 그러나 결국 예수의 기적과 설교에 감화된 시몬은 혁명당에서 탈퇴하고 예수의 가장 충직한 제자 중 한명이 됐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뒤 포교를 위해 이집트로 떠난 시몬은 '우상숭배'를 금한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현지인들의 신상을 부쉈다. 이에 분노한 현지인들에 의해 시몬은 톱으로 몸이 두동강으로 잘리며 순교한다. (시몬은 기자의 가톨릭 세례명이기도 하다.)
테러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수가 살던 시대 뿐 아니라 선사시대에도 종족 간 분쟁에 따른 테러는 있었다. 원시의 문화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파푸아뉴기니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부족 간 테러가 심심찮게 일어난다.
현대에 와서 테러가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건 1980년대 '냉전체제' 붕괴와 함께 '다극체제'로 넘어가면서 부터다. '냉전'의 자리를 '민족 간 분쟁'이 대신하기 시작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2013년 전세계 테러 발생 건수는 약 9700건으로 전년 대비 43% 급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테러리즘의 추세가 소규모 공격 중심에서 무차별 대중을 목표로 한 대규모 공격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테러 연구기관인 '스타트'(START: Study of Terrorism and Responses to Terrorism)의 '글로벌 테러리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테러에 의한 연간 사망자 수는 1986년 약 5000명에서 2012년 약 1만5000명으로 불어났다.
테러 중에는 돈을 노린 단순 인질극 등도 적지 않지만, 희생자의 비중으로 보면 민족주의 성격의 테러가 대부분이다. 잔혹한 처형 장면을 담은 동영상으로 전세계를 공포에 빠지게 한 '이슬람국가'(IS)와 9.11 테러를 저지른 '알 카에다' 등도 '위대한 이슬람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민족주의 테러단체다.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의 신문사 '샤를리 에브도'를 급습해 12명을 숨지게 한 테러리스트들도 이슬람의 원리주의 민족주의자들이었다.
5일 오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조찬강연회에서 괴한에 의해 피습을 당했다. 흉기에 오른쪽 뺨을 크게 다쳤다. 현행범으로 검거된 용의자는 통일운동을 하던 김기종 우리마당 대표다. 김 대표는 2010년에도 일본 대사에게 시멘트 덩어리를 던져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테러가 어떠한 경우에도 용서 받아선 안 되는 것은 직접적인 희생자를 남길 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광범위한 공포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웬디 셔먼 국무부 차관의 '일본 편향 발언'에서 보듯 가뜩이나 수세에 몰린 동북아 관련 대미 외교 전선에도 먹구름이 우려된다. 한미동맹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기도 하다.
테러가 낳는 또 하나의 후유증은 '사회적 분열'이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테러범의 정치적 성향과 출신 지역 등을 근거로 특정집단에 대한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한국인이 테러를 저질렀다고 모든 한국인이 폭력적인 가진 것은 아니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으로 33명이 숨졌지만, 범인 조모씨가 한국계라는 이유로 한국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미국 내에서 거의 없었다.
테러는 마땅히 엄중한 단죄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테러를 이유로 사회적 분열을 자초하는 건 테러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