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막장 드라마' 국회에서 보여주는 새누리

김태은 기자
2015.03.18 14:56

[the300]19일 '하우스오브카드' 국회 특별 시사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건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적힌 자신의 수첩을 꺼내보고 있다. (뉴스웨이 제공) 2015.1.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우스 오브 카드'란 미국 드라마가 있습니다. 미국 하원의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미국 정치의 적나라한 민낯을 보여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는 정치 드라마입니다. '미드팬'들 사이에선 이미 인기 드라마로 유명하지만 최근 우리 국회의원들이 이 드라마 팬에 가세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는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하우스 오브 카드' 시즌3 신작을 감상하는 특별 시사회가 박창식 새누리당 의원 주최로 열린다니 말입니다.

박창식 의원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여의도 정가에서 시즌3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됐다"며 "이번 시사회에는 국회의원 등 정계 인사 및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다"고 알렸습니다.

정치를 공통 코드로 한 화제성 이벤트이겠습니다만 드라마 소재와 줄거리를 돌이켜보면 과연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이 드라마를 감상하겠다고 나선 현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는 권력을 놓고 벌어지는 갖가지 권모술수와 정치 스캔들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입니다. 정치의 추악한 이면을 드러내다 못해 협잡, 협박, 부도덕한 거래, 심지어 살인까지, 일어나선 안될 온갖 범죄가 미국 정치를 배경으로 펼치는 이른바 '정치 막장 드라마'입니다.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소재가 죄다 '오프 더 레코드'"란 지적마저 나옵니다.([현장+]'웨스트윙'과 '하우스 오브 카드' 기사 바로가기)

정치인의 위선이나 권력을 둘러싼 '그들만의 리그'를 노골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이 드라마의 의도입니다. 앞에서는 대의를 말하면서 뒤에선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 차 타인과 국민들을 기만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경멸과 조소가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요 코드입니다. 남의 나라 미국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이야기가 우리나라에서도 공감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올 초 '하우스 오브 카드'가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화제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청와대와 여당 정치인 간 파워게임을 극적으로 보여 준 'K·Y 수첩사건'입니다. 언론이 해당 사건에 대해 무수한 기사를 쏟아내던 즈음 새누리당 지도부 한 국회의원은 "사람들이 '하우스 오브 카드' 같은 일들이 벌어진 것 아니냐고 이야기한다"고 푸념했습니다.

사건 내용이나 알려지는 과정에 음모와 폭로가 점철되면서 국회의원들 눈에도 그야말로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나 일어날 법한 사건이었던 겁니다. 우리 정치가 막장 드라마 수준을 자인하는 꼴 아닌가 하는 개탄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 시사회를 공동 주관하는 스카이티브이의 김영선 대표는 "드라마가 미국 워싱턴 정가를 배경으로 정치와 정치인의 속성을 그려낸 작품인 만큼 시사회 장소를 여의도 국회로 선택해 의미를 더했다"며 "드라마를 관람하는 정계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과 색다른 시청 소감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막장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지는 국회에서 어찌보면 '하우스 오브 카드'의 국회 특별 시사회는 참으로 적절한 행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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