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씀드리면, (합의가) 되면 좋겠지만 전망은 밝지 않아요"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를 위한 노사정위원회에 참여 중인 한 인사가 국회를 찾아와 한 말이다.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혁 시한으로 정한 3월말을 고작 10여일 앞둔 시점에서다.
노사정위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를 바라보는 국회의 생각도 별로 다르지 않다. 여야 모두 3월말까지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에 별로 기대를 걸지 않는다. 정부가 지난해 12월말 노동시장 구조개혁안을 발표한지 3개월 만에 합의에 이르는 것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는 발상'이란 것이다.
국회는 3개월 동안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에서 한 발 떨어져 있었다.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안 및 노사정위 논의 경과를 우려하는 논평 정도만 발표했을 뿐, 논의를 주도적으로 이끌거나 공론화시키려는 시도는 없었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 법안은 단 한 건. 그것도 비쟁점 법안이었다.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단 두차례 열렸다. 그 중 한 번은 실업크레딧 도입을 골자로 한 '고용보험기금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법안소위였는데, 그마저도 생활임금을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법안처리는 불발됐다.
19대 국회 후반기 들어 환노위원들이 교체되고 난 뒤 근로시간 단축·통상임금 등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사실상 없었다. 환노위가 주도해 노사정을 한테이블에 앉게 했던 지난해 4월 노사정소위원회 논의를 마지막으로 국회 차원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는 자취를 감췄다.
환노위가 노동시장 구조개혁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명분은 노사정이 모두 참여하는 노사정위의 활동 경과를 우선 지켜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엔 국회가 나서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것이란 '경험'과, 이 경우 합의도출 실패에 따른 후폭풍을 정치권이 고스란히 지게 된다는 부담이 놓여 있다.
환노위 관계자는 "지금 국회에선 노동시장 구조개혁 문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지만, 노사정위의 논의 결과가 나오는 다음달 이후엔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논의 결과가 어떻든 후폭풍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쪽짜리' 노사정위 합의안이 나오면 그 결과를 놓고 국회에선 또 다시 비판의 목소리가 빗발칠 것이다. '비판국회'에 앞서 '대안국회'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부터 돌아볼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