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사드' 본격 공론화···북 핵·미사일 '방패' 될까

서동욱, 오세중, 황보람, 이현수, 박광범, 박소연 , 그래픽=이승현디자이너 기자
2015.04.01 07:41

[the300][사드ABC](종합)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미국 고고도 미사일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정치권에서 본격 논의된다. 새누리당은 4월 1일 열리는 의원총회를 통해 공론화에 나선다. 동북아 역내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사드 문제가 4월 임시국회의 쟁점 사안으로 부각할 전망이다.

여야는 '안보'와 '자주'로 맞서면서 사드해법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여당 지도부는 도입을 적극 찬성하는 반면 야당은 효용성 등을 내세우며 도입에 반대하는 기류다.

사드는 북한 핵·미사일에 대한 요격체계다. 북한이 핵탄두 장착 미사일을 발사한 상황을 상정하는 것으로 북 핵·미사일 전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 핵미사일 위협 어느 정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최근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봐야한다'고 말해 논란이 있었지만, 군 당국이 주목하는 부분은 북한의 핵 소형화 능력이다.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느냐 여부는 한국은 물론 주요 국가의 모든 군사·정보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워온 이슈다.

핵탄두 소형화에 대해 우리 군이 가장 최근에 내놓은 평가는 올해 초 발간한 '2014 국방백서'에 나와 있다. 국방부는 백서에서 "소형화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고, 장거리 미사일을 통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비슷한 얘기가 자주 있어 새로울 것 없는 말처럼 들리지만, 국방백서를 통해 북한 핵능력을 공식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2년 백서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사실만 언급됐었다.

반면 워싱턴의 분위기는 차이가 있다. '2014 국방백서'가 발간된 직후 미국 국방부는 "현재 북한이 그런 수준의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치 않겠다는 의도라는 견해가 많다.

주목되는 부분은 그동안 "핵탄두 소형화가 미완성"이라고 주장해 온 우리 군 당국의 평가가 바뀐 것이다. 한·미간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더라도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개발이 멀지 않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북한이 실제 핵을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의 비영리 정책 센터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연구원은 지난 2013년 '김정은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북한 내 내전이나 화학·생화학 또는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베넷 연구원은 "북한 정권이 안정된 상태에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지만 정권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지거나, 위험한 상황에 빠지기 않기 위한 사전방지용 또는 정국 돌파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북한이 실제 핵 도발을 할 경우 한미동맹의 강력한 응징이 예상되는 만큼 한반도를 공멸로 이끄는 선택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사드, 부풀려진(?) 성능, 진정한 대안인가 =북한 핵·미사일 전력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전략은 기존 패트리엇 미사일을 이용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다.

KAMD는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낙하하는 마지막 단계인 40㎞ 이하 고도에서 요격하는 것인데 사드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200km, 최대 고도는 150km에 달한다. 고고도에서 사드, 저고도에서 KAMD로 방어한다는 다층적 미사일망 구축이 사드 도입의 핵심 논리다.

미국은 2013년 괌에 사드 포대를 배치했고 텍사스주의 댈러스와 루프킨에도 각각 1개 포대를 운영 중이다. 2017년까지는 앨러배마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아칸소 주에 각각 1개 포대씩 모두 4개 포대를 추가 배치해 7개 포대를 운용한다는 구상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추가로 생산 중인 포대를 한국과 일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에 배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UAE는 구매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사드는 지금까지 13회의 시험 발사를 했고 이 가운데 11번의 요격 시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작사 자체실험의 결과인데 검증되지 않은 수치라는 얘기도 나온다.

군사전문가는 "사드포대 몇 개를 배치한다고 1000기 안팎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탄도 미사일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며 "사드 배치는 북핵 억지력에 대한 상징적 의미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드보다 저렴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스라엘 IAI사와 미국 보잉사가 공동 개발한 애로(Arrow)는 사드보다 저렴하면서 효과적인 방어망을 구축할 수 있어 대안으로 검토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애로의 요격고도 50∼60㎞ 수준으로 사드의 고고도체계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우리 군의 KAMD체계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어 곧바로 전력화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을 통해 북핵·미사일을 견제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해군 이지스함에는 요격고도 70∼500㎞의 SM-3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데 이를 전력화할 경우 사드에 비해 비용은 적게 들면서 방어 효과는 크게 뒤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례회동에서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도입을 둘러싼 여야 지도부의 입장은 명확히 엇갈린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필두로 한 여당 지도부는 '안보'에 무게를 두고 사드 도입을 적극 찬성하는 반면, 야당은 '자주'를 내세우면서 새누리당논리를 반박한다.

◇與 안보 vs 野 자주

유 원내대표는 '사드 강경론자'로 불릴 정도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는 18대 국회부터 국방위원회에 몸 담으면서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안보관을 강조했고 사드도입 필요성을 거듭 피력해왔다.

유 원내대표는 사드 도입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국방예산의 문제이자 국가생존의 문제"라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야당을 향해서는 "북의 핵위협 대책에 있어 아무런 대안도 없으면서 반대만 하고 있다"며 꼬집고 "명확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요구한 바 있다.

사드가 이슈화되던 초기 미온적 반응을 보였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최근엔 강경발언을 쏟아낸다. 김 대표는 지난 17일 유 원내대표의 사드 배치 주장에 대해 "유 원내대표 개인의 주장"이라면서 거리를 뒀으나, 24일 부산을 찾은 자리에선 "사드를 쏘아올려 150km 상공에서 요격할 수 있는 방어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에선 국방위원회 소속인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가 "득보다 실이 많다"며 도입 불가론을 내세운다. 안 수석부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사드가 도입된다고 한미동맹이 강화될 것이라는 논리는 성급하다"며 "사드 같은 전략무기 도입은 우리 정치권에서 공개적으로 논란을 일으킬 안보이슈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사드 도입에 부정적 의견을 에둘러 내비쳤다. 문 대표는 지난 21일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년 추모사를 통해 "진정한 광복은 아직도 까마득하기만 하다"고 운을 뗀 뒤 "전시작전 통제권,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약정, 사드 미사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문제 등은 진정한 주권국가라고 자부하기에도 부끄럽게 만든다"며 자주를 강조했다.

◇새누리 지도부, 여권 내 부정적 기류 넘을까

새누리당 지도부가 사드도입을 공론화시켜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청와대와 당내 친박 의원들의 공론화에 대한 부정적 기류를 넘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3일 "우리 정부의 입장은 3NO(No Request, No Consultation, No Decision)다.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것도 없다"며 여권 내 사드 공론화 움직임을 차단하고자 했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가 사드 안건을 4월 1일 정책의원총회 안건으로 올리면서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부정적 반응이 쏟아졌다.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동북아 각국의 외교안보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몰고 올 내용을 고도의 전문성이 뒷받침되기 어려운 의원총회에서 자유토론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정현 의원은 "사드 배치에 대한 미국의 결정도 요청도 없는데 여당 의총에서 이 문제를 받아들여야 된다 말아야 한다를 먼저 결정하고 논란을 빚는 것은 순서상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누구나 개인적인 의견을 가질 수 있지만 당은 조직이고 조직은 조직의 질서와 논리가 있다"며 유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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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미사일 시대'가 열리면서, 군사 강국들은 발사된 미사일의 탐지·추적 레이더와 요격 미사일로 구성되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꾸준히 개발해 왔다.

논란의 중심에 선 사드를 중심으로 각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현황을 비교해 보면 한국의 미사일 방어망에 대한 현실을 가늠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미사일이 영국 런던을 타격하면서 '미사일 시대'가 열렸다. 이후 미국과 소련은 경쟁적으로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고 동시에 미사일 공격을 미사일로 대응하는 '방어무기'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1961년 소련이 V-1000 요격 미사일을 개발했고 1년 후 미국도 Nike Zeus 요격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다. 이후 소련과 미국은 각각 탄도미사일 방어시스템을 자국에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때부터 핵탄두 운반수단인 장거리 미사일 개발이 본격화 된다.

소련의 붕괴로 미국은 '전지구적 미사일방어망' 계획을 수정, 제한된 목표를 겨냥하는 '범세계적 제한방어망'을 구축하게 된다. 이는 탄도미사일 방어 구상으로 구체화된다.

미국의 미사일방어를 위한 무기체계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중간에서 요격하는 '지상배치요격체'와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종말단계에서 요격하는 SM-3와 패트리어트 PAC-3 및 사드가 있다.

사드의 레이더인 AN/TPY-2(X밴드 레이더)는 탐지범위가 1800km로 중국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까지 탐지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군은 2013년 사드를 괌에 배치했다.

일본은 방어반경이 PAC-3의 10배에 달하는 사드 도입을 검토하는 한편 미국과 중간단계 요격체계를 공동개발 중이다.

러시아의 경우 사드와 비슷한 S-300V를 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400km 이내 항공기나 순항미사일,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파괴하거나 무력화시킬 수 있는 S-400 미사일을 개발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최초로 국가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한 이스라엘은 애로(ARROW)2 탄도탄 요격 미사일을 자체 개발해 다양한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다층 방어체계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매년 국방예산을 10%씩 증가시키며 중국군의 현대화 및 첨단화에 힘쓰고 있다. 육·해·공군 3군에 미사일부대인 제2포병군을 포함해 4군체제로 운용하며 전략·전술 미사일 부대로 편성했다.

중국은 또 1995년 러시아에서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해 방공능력을 강화했으며 자체 개발한 홍치(HQ-9) 기술을 접목시킨 새로운 대공 무기체계를 개발 중이다.

미국 고고도미사일체계 사드(THAC)의 한반도 배치문제가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남북한과 동북아지역의 군사력도 비교대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가뜩이나 가속화 되고 있는 역내 군비증강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동북아 군사력 증강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이 지역은 세력 강화를 꿈꾸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서로를 견제하며 힘을 키워가는 곳이다. 한국을 비롯한 이들 국가의 군비 지출 규모는 전 세계의 60%에 달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올해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국방비 지출 규모는 1조7470억달러. 이 중 집계가 불가능한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의 군비 총합은 9989억달러로 57.2%에 달했으며 모두 10위 안에 들었다.

남한의 군사력은 전문가들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세계 10위권 이내로 본다.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일본·인도·이스라엘 순으로 꼽는데, 우리나라와 터키, 독일의 전력이 앞선 8개국 뒤에 놓인다는 평가다.

종합 군사력에 대한 평가가 그렇고 육군만 놓고 보면 미국·러시아·중국· 인도에 이어 5위, 해군과 공군은 10위권이라는 견해가 많다. 남북 단일 군사력 비교에 대한 평가는 논란이 많지만 한미동맹에 따른 군사력은 북한과 비교 불가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국방부의 2014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주요 무기체계의 수치는 여전히 북한이 앞서는 모습이다. 육군의 전차와 야포 대수는 북한이 더 많고 전투함정과 상륙정, 잠수정 등 해군 무기도 북한이 더 많다. 전투기, 공중기동기를 위시한 공군 전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무기의 질을 놓고 보면 한국이 압도적이다.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39대) KF-16(136대) 등은 북한의 미그-29(30대) 수호이-7(40)의 성능을 크게 앞선다. 북한의 나머지 전투기들은 대부분 1960년대 기종으로서 현대 항공전을 수행하기엔 부적합하다는 평가다.

해군력 역시 북한은 남한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양측 해군력을 수량으로만 비교하면 북한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수량보다 중요한 배수량의 경우 우리 해군이 북한에 비해 5배 정도 앞선다는 평가다.

육군의 경우 '백중세'라는 평가가 있지만 남한은 정밀한 공격력과 질적인 면에서 우위를 보인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동북아에서는 전통의 군사강국 러시아가 건재하고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군사대국화 행보를 거침없이 하고 있는 아베 정권 들어 항공모함급 호위함인 '이즈모'를 최근 실전 배치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일본은 이미 항공모항급 호위함 '효가'와 '이세'를 실전 배치한 상태다. 중국도 2012년 항공기 60여 대를 탑재할 수 있는 6만5000 톤급 항공모함 '랴오닝'을 취역시킨 데 이어 추가로 2척을 더 건조하며 맞서고 있다.

중일 양국은 특히 미사일 전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중국군은 최근 일본과 주일미군을 겨냥해 지린성 창바이산(백두산) 일대에 중거리 탄도미사일 둥펑-21D를 실전 배치했다. 둥펑-21D는 중국이 2013년 미 해군 항공모함에 대응하기 위해 실전 배치한 세계 최초의 대함탄도미사일이다.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고고도요격미사일인 사드(THAAD)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신예 요격미사일인 SM-3를 탑재한 이지스함을 추가 건조해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냉전시대 양강구도의 주도권을 내줬지만 '강한 러시아'를 꿈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지로 군사력 확장에 분주하다.

러시아 군비지출은 미국 중국에 이에 세계 3위권을 수년간 유지하고 있는데,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3년 878억 달러를 군사비로 지출, 미국(6400억 달러), 중국(1880억 달러)의 뒤를 이었다.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정부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를 확정지으면서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결론날지 주목된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 참여에 대해 우리 정부는 '경제적 실익'을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서는 '안보적 실익'과 '비용' 등의 변수를 새롭게 따져봐야하는 상황이 됐다.

남·북과 미국, 중국을 둘러싼 '사드' 외교방정식의 해법을 찾기 위해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드' 배치 두고 한·미·중 '동상이몽'

한·미 양국은 사드에 관해 공식적으로는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한반도 내 사드 배치 후보지를 검토하는 등 사드 배치를 현실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도 공식적인 '사드' 언급은 자제했지만 '통합미사일방어체계(IAMD)'에 대한 얘기를 두 차례나 꺼냈다.

IAMD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포괄하는 것인 만큼 '사드' 한반도 배치와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IAMD를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우회적으로 '사드' 배치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4월 초에 신임 인사차 방한할 예정인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대북정책에 있어 북한 선제타격론을 주장했던 '매파'로 분류되는 만큼 '사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의견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럴 경우 한국으로서는 이미 한계에 다다른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기 어렵고 외교적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게 'AIIB' 참여라는 당근(?)을 건넸지만 그 대가로 사드 배치에 대한 유연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외교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중국 역시 사드 문제가 한국 주권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배치 논의가 본격화 되면 또 다시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 대남기국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지난 30일 '경제적 실익의 간판 밑에 초래될 것은'이라는 글에서 "한국 정부가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개발은행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과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국 배치를 맞교환 했다"며 "미국이 괴뢰들의 투자은행 참가를 사실상 눈감아준 대신 사드의 남조선 배치 등 안보 문제에서 괴뢰들을 완전히 쥐고 흔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드' 해법, 6자회담 복원이 정답(?)

정부 당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AIIB의 경우 경제적 실익이라는 명분이 뚜렷했지만 사드 배치 문제는 내세울만한 명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개 포대 설치에 1~2조원에 달한다는 비용문제 역시 선택을 더욱 어렵게 한다. 외교적 이해관계와 비용을 포함한 경제적 부담까지 고려할 때 정부가 풀어야 할 사드 외교방정식은 더욱 복잡해 진다.

가장 이상적인 해법은 6자회담의 복원이다. 북한을 회담 테이블에 앉혀 북핵에 대한 주변국 우려를 해소하는 기류가 형성된다면 사드 배치의 명분이 약화될 수 있다.

최근 잇달아 열린 5자간의 수석대표 회동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감대가 무르익은 만큼 실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남북 직접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도 해법으로 제시된다. 남북관계에 순풍이 불 경우 우리 정부는 '화해' 분위기에 영향을 줄 사드 도입 논란을 자연스럽게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색돼 있는 지금의 남북관계를 고려하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

중국을 지렛대 삼아 사드문제를 풀자는 얘기도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내세운다는 것인데 6자회담

이 순탄하게 돌아가던 시기에 중국은 '남북 중재자' 역할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북중관계가 예전같이 않고,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문제여서 이 역시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한반도 배치의 핵심 쟁점 중 하나는 '비용' 문제다.

국방부는 최근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협의를 요청할 경우 군사적 효용성과 국가 안보이익을 고려해 우리 주도로 판단하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정법을 사용하긴 했지만 미측의 요청도 없고 어떠한 협의나 결정도 없다며 '3 NO'를 외치던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과는 뉘앙스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윤병세 외교부장관도 지난 30일 "국익의 관점에서 옳다고 판단하면 분명한 중심과 균형감각을 갖고 휘둘리지 말고 밀고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6개의 미사일 발사대와 48발의 요격 미사일, 종합통제시스템, 고성능 레이더 등으로 구성되는 사드 1포대 설치 비용은 약 1~2조원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대외 수출사례를 보면 사드 1개 포대를 도입하는 데 1조원(카타르)에서 3조원(아랍에미리트)까지 비용이 다양했기 때문에 2조원을 훌쩍 넘길 가능성도 있다.

남한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최소 2개 포대, 최대 4개 포대까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구매할 경우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는 얘긴데 정부는 우리 예산으로 사드를 구매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한미군에 배치할 경우 방위비 분담비용이 대폭 오를 것이란 예상이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월 열린 한미방위비분담금협정 협상에서 우리측 분담금을 9200억원으로 정하고 매년 물가상승률을 반영키로 했다.

협정은 발생한 방위 비용에 대해 사후 지불하는 '소요형'이 아니라 미리 분담액을 정해놓은 '총액제' 개념이기 때문에 사드 배치로 인해 이미 체결된 협정 내용이 수정될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방위분담금 협상은 5년마다 진행된다. 미국 측이 분담금 인상을 요구해도 우리가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판단으로 사드체계가 주한미군에 배치되더라도 수혜 당사자인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미국의 분담비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시퀘스트(예산 자동감축)를 발동, 국방예산이 대폭 삭감된 데다 2017년까지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 등에 4개 포대를 추가 배치하는 데 15조원 가까운 비용이 들 예정이어서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 측에 비용분담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방부는 다음달 9~11일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사드 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카터 미 국방장관이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언급하리란 추측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들을 고려하면 한반도 사드 배치의 '비용' 문제는 '안보'와 '실익'을 둘러싼 당국간 '밀당'으로 진행될 공산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주한미군 배치와 관련, 아직 미국측과 어떠한 협의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사드 배치 문제가 공론화된 이상 배치 지역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방자치단체들은 혹시나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31일 군에 따르면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해 경기 평택과 강원 원주, 부산 기장, 대구 등 사드 배치 후보지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사드 레이더에서 나오는 강력한 전파 때문에 반경 5㎞내에 있는 차량과 항공기 전자 장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사드 배치 지역이 적의 타깃이 될 수 있어 지자체 주민들의 안보 불안을 가져올 수 있는 만큼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자체들은 사드 배치에 난색을 표한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자체들은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단계에서는 지역 시민단체 위주로 반발 움직임을 보이지만 정부가 미국 측과 본격적으로 협의를 시작하게 될 경우 배치 후보지역 주민 및 지자체의 반발도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산과 평택, 원주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시민단체들은 지난 19일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강상원 평택평화센터 대표는 "평택이 사드 배치의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며 "이로 인해 평택 시민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정부가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를 두고 팔짱 낀 채 강 너머 불구경하듯 한다"며 "평화는 절대 총칼로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정부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2016년까지 주한미군 부대가 결집하는 평택은 가장 유력한 사드 배치 후보지로 꼽힌다.

대표적 군사도시로 꼽히는 원주 시민단체의 반발도 컸다. 이승재 민주민생강원포럼 대표는 "원주는 일본군사령부로 수십 년간 고통을 겪었고 2012년에는 캠프롱 미군부대 기름유출사고로 고통 받았다"며 "또 다시 사드 배치 후보 지역으로 선정돼 원주가 평화가 아닌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원주·횡성지역의 9개 시민사회단체는 또 지난 23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주시가 부지 조사 사실을 통보받았다면 시민에게 알리지 않은 책임이 크고 통보조차 받지 못했다면 주한미군 측에 강력하게 항의해야 한다"며 "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사드 원주 배치 반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대구광역시 역시 대구가 사드 배치 후보지로 거론될 순 있지만 적정성 여부에선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대구에 K-2공군부대 및 주한미군 등 군부대가 많은 상황에서 사드 배치까지 이뤄지는 것에 주민들이 반감을 가질 것을 우려한다.

한편 사드배치 문제가 보수-개혁 진영간 보혁갈등 양상으로 비화되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실제 김해공항 사드배치 검토 관련, 언론보도가 나오자 관련 단체들은 극명하게 대비되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지원 김해시재향군의회여성회 부회장은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가장 효과적인 미사일 방어체계"라고 밝힌 반면, 공선미 김해진보연합 집행위원장은 "명목상 북한 때문에 사드 방어체계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치권의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논란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사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방위 소속이고 '도입 불가'를 주도하고 있는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도 국방위 소속이다.

새누리당은 1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사드문제에 대한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어서 의총 결과에 따라 여야간 '사드 대치'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국방위 소속 여야 의원들의 입장을 들어봤다.

◇여, "국민 안전·생명 최우선…비용 부담도 감수해야"

여당 의원들은 일제히 사드도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필요하다면 한국군이 국방비를 들여 구매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안보제일론을 편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우리 머리에 핵이 떨어지는 걸 어떻게 감당하느냐"며 "나라가 망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돈이 얼마 든다. 중요국에서 싫어한다는 핑계를 대는 건 자기부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미국 돈으로 갖다놓으면 제일 좋지만 나눠 내자고 해도 따져봐야 하고 최대 2조원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호 의원도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의원은 "국방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게 목적인데 그보다 중요한 게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는 건데 우리가 돈을 써야한다"며 "근본적으로 우리 돈 쓰는 게 당연하다. 한국형 전투기사사업 개발비만 8조원이 드는데 (사드)한 포대 2조원이 비싸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찬 의원은 비용과 관련해 신중론을 펼쳤다. 그는 "주한미군에 배치하면 옆에 있는 우리도 같이 도움이 되니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우리가 비용을 부담할지의 문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 "사드 실효성 의문"…불가론 우세

야당 의원 대다수는 사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도입 불가론을 밝혔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주한미군에 배치하든 우리가 직접 구매해 들여오든 전부 다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려면 핵무기를 폐기하도록 해야지 실효성도 크지 않은 데 막대한 돈을 들여 군사적 갈등과 군비경쟁을 초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윤후덕 의원도 반대의견을 표했다. 윤 의원은 "사드를 검증된 무기체계라고 보기 어렵고 한반도는 종심거리가 짧기 때문에 고고도미사일 요격시스템이 용이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사드가 필요한 건 핵탄두미사일을 발사할 경우인데 핵 미사일 대응은 요격체계가 아니라 핵으로 해야한다"면서 "우린 핵 보유가 불가하기에 미국으로부터 한미동맹의 핵심인 핵우산을 제공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4성 장군 출신의 백군기 의원은 선택적 수용론을 폈다. 백 의원은 "주한미군에 배치해 고고도는 미국에서, 중고도는 한국군에서 담당하는 것은 반대하지 않는다"며 "다만 미군이 배치하는 거니 미국이 (비용을) 내야지, 국방예산을 들여 우리가 사는 건 맞지 않는다. 탄약, 부속품까지 7~8조원이 드는데 우린 법적으로 정한 방위분담금 틀 안에서만 내야 한다"고 말했다.

◇사드 '도입'·'비용'…여야 첨예한 대립

'안보'라는 민감한 주제로인 만큼 '사드'를 둘러싼 국방위 여야 의원들의 의견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양당 국방위 의원들은 '비용부담' 문제와 관련, 상대방 주장으로 인해 우리 정부 입장이 불리해지고 있다고 힐난한다.

백군기 새정치연합 의원은 "우리가 방위분담금을 내는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비용을 내게끔 유도해야 하는데 자꾸 여당에서 이걸 이슈화하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은 "비용문제가 자꾸 이렇게 공론화되면 미국에서 '한국측이 부담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야당이 자꾸 반대한다며 대립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모호한 태도에 대한 비판도 있다. 김광진 새정치연합 의원은 "어차피 국회는 사드 도입과 관련해 결정권한이 없는데 국방부가 답을 안 하는 걸 국회에서 이렇게 논쟁하는 자체가 문제라고 본다"며 "정부는 사드가 필요한지, 한 포대에 비용이 진짜 얼마고 몇 포대가 필요한지 말하고, 부담할 자신이 있으면 떳떳하게 밝히고 (사드를)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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