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300]'역지사지' 이완구 총리께…"입장을 바꿔보십쇼"

김성휘 기자
2015.04.14 13:44

[the300]'성완종 폭로' 억울해하는 이총리, 국민들과 '역지사지'필요

이완구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5.4.13/뉴스1
이완구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기다리며 피곤한 듯 눈을 감은 채 목운동을 하고 있다. 2015.4.13/뉴스1

이완구 국무총리는 당당했다. 때로 주먹을 쥐고, 무언가 설명하며 양손을 동시에 들어보였다. "1분만 답변시간을 달라"며 검지손가락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13일 국회 대정부질문장 모습이다.

하지만 씁쓸했다. 이 총리는 적어도 두 가지 점에서 '성완종 리스트' 공세에 잘못 대처하고 있단 느낌을 줬다. 첫째 고인에 대해 최소한의 연민도 보여주지 않았고 둘째 자신의 행동을 강변하기 바빴다. 모두 이 사안을 보는 국민의 시선과는 눈높이가 다른 태도다.

이 총리는 대정부질문 첫날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19대 국회의원) 죽음에 "안타까운 일"이라고 짧게 언급했을 뿐이다. 그러면서 성 전 회장과 인연 끊어내기, 관계 자르기에 바빴다.

고인은 이 총리가 평소 그토록 강조하는 '충청' 동향이다. 이 총리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자신이 이끌던 여당의 일원이었다.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JP)를 정치적 스승이자 멘토로 여긴 것도 두 사람이 비슷하다.

이쯤 되면 "이유야 어쨌든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말 정도는 했어야 맞다. 13일 대정부질문자로 나선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성 전 회장) 명복을 빈다"고 질문을 시작했다.

물론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해서 무조건 온정적으로, 반대로 이 총리에게 비판적으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 의혹을 사실로 전제할 수도, 이 총리에게 연민을 강요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 총리는 자신의 표현처럼 '별로 친하지도 않던' 성 전 회장이 자신을 지목한 데 억울하고 분했을 수 있다. 13일 대정부질문에서도 "반대의 경우라면(리스트가 사실이 아니라면) 얼마나 억울하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에 대한 감정과는 별개로 국민 여론에는 공감했어야 한다. '뭐가 그렇게 억울했을까' '극단적 선택이 안타깝다'는 시중 의견을 이 총리도 모르진 않을 것이다.

고인이 생전에 만난 충청권 인사에게 15차례 전화를 건 것은 지인끼리 자연스런 통화보다는 추궁에 가깝다. 통화는 서너 차례 연결됐을 뿐이라 해명했지만 이는 끊어지는 전화를 집요하게 연결했다는 말이다.

'위기돌파'는 정치인 이완구의 트레이드마크나 마찬가지다. 언제나 그랬듯 이 총리는 이 위기도 뛰어넘을 지 모른다.

그럼에도 성완종 리스트에 대처하는 그의 자세엔 아쉬움이 크다. 자신의 결백을 강조한 나머지 정치인의 제1 덕목인 '공감'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대정부질문에서 공세를 퍼붓는 야당 의원에게 "입장을 (저와) 바꿔 보십쇼"라고 항변했다. 그렇다면 한번쯤 국민과 입장을 바꿔서 자신을 돌아보면 어떨까. 이 총리의 정치 좌우명은 '역지사지'라고 한다.

☞관련기사[국회의원 사용설명서]김정일 앞의 '꼿꼿 완구'…부활의 아이콘

이완구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리스트'를 추궁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정청래 의원에게 "1분만 답변할 시간을 달라"고 말하고 있다. 2015.4.13/뉴스1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